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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감청하란 소리냐"…통신사들 '집단 반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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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감청하란 소리냐"…통신사들 '집단 반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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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통신업계가 보이스피싱 피해 배상책임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금융권 주장에 반발했다. 통화 내용을 임의로 확인하거나 금융거래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 이동통신사에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전날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서 이동통신사에 무과실 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불법 감청·검열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통신망이 범죄에 이용됐다는 이유만으로 피해금 배상까지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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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OA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금융회사에 과실이 없더라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상하도록 하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범죄 예방에 이동통신사와 수사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데 배상책임은 금융사에만 지우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포폰' 등 통신망이 범죄에 이용되는 만큼 이동통신사도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

    KTOA는 금융사와 이동통신사의 권한과 역할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금융사는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거래를 승인하며 자금 흐름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동통신사는 계좌 정보나 이체·인출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통신망의 결함이나 서비스 중단 때문에 발생하는 것도 아닌 만큼 통신서비스 제공과 금전적 피해 사이에 배상책임을 물을 인과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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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 비밀 보호 의무도 근거로 들었다. KTOA는 이동통신사가 통화·문자 내용을 임의로 들여다보며 사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법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과실 배상책임을 부과하면 범죄를 막기 위해 통신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라는 요구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동통신사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제도도 국내에서 논의하는 무과실 책임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공동책임제도는 금융사와 이동통신사가 정해진 피싱 예방 의무를 위반했을 때 피해액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KTOA는 이동통신사의 경우 미인가 문자 차단과 악성 인터넷주소(URL) 필터링 등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 책임을 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배상 순서도 구분돼 있다는 게 KTOA의 설명이다. 금융사가 예방 의무를 위반했다면 금융사가 먼저 손실을 부담하고, 금융사는 의무를 다했지만 이동통신사가 위반한 경우 이동통신사가 배상한다. 양측 모두 정해진 의무를 이행했다면 해당 제도에 따른 배상책임은 지지 않는다. KTOA는 이를 이동통신사에 일률적으로 무과실 책임을 부과하는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범죄 예방을 위한 협력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KTOA는 이동통신업계가 발신번호 변작과 악성 URL 차단, AI 보이스피싱 탐지, 경찰 요청에 따른 범죄 이용 회선 정지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 개통 때 본인 확인 의무를 점검하고 이를 위반한 대리점·판매점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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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OA는 "렌트카를 이용한 범죄가 발생했다고 해서 렌트카 업체나 도로관리기관에 피해 금액을 배상하라는 것과 같은 불합리한 주장"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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