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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 "목함지뢰 도발 때와는 상황 달라" [이정우의 중대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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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 "목함지뢰 도발 때와는 상황 달라" [이정우의 중대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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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분계선(MDL)이 군데군데 다르다. 이번 기회에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38년간 육군에서 복무한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전 특수전사령관)은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계기로 남북이 인식하는 MDL의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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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전 사령관은 군이 사고 엿새 만에 현장 조사에 착수하면서 불거진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하루 이틀 정도 당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100㎞ 떨어진 지점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했다.

    군이 예고한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에 대해서는 "군이 시행은 해도 군이 정하는 건 아니다"며 수위는 정부가 판단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고 8일 만에 이를 공식 언급한 데 대해서는 "늦은 감이 있다"며 "해외 출장을 가기 전에 장병들을 봤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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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제재와 북한의 추가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을 맞바꾸자는 이 대통령의 제안에는 "현 정부에서 그런 제안과 정책을 추진할 수는 있다"면서도 "남북 간 선의와 교류 노력은 우리 준비 태세가 강할 때 먹혀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5위 군사력이라는 순위를 믿고 안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서는 "우리 국익을 위해 호르무즈의 자유로운 항해가 이뤄져야 한다"며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전 사령관과의 일문일답.

    ▶ 지뢰 폭발 지점이 MDL 남쪽 10여m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우리 군의 경계를 피해 지뢰를 매설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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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지대라 직접 관찰이 되지 않는 곳이고 MDL에서 10m밖에 안 된다. 우리도 처음 위성사진을 보고 지형 변화를 판단하지 않았나. 현지 병력에게는 노출 없이 활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 전선에 걸쳐 1년 이상 장애물 설치·보강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는 있었다. 북한군의 군사분계선상 접근 활동이 증가한 것을 우리 군이 더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 군의 늑장 대응 논란은 어떻게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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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이틀 정도 당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는 오로지 현장 지휘관의 판단 몫이다. 100㎞ 떨어진 지점에서 우리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번에 군이 잘한 것도 많다. 구조 헬기가 신속하게 투입됐고 전장 환경에서 호이스트로 후송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이 응급처치받아 살아남았고 추가 피해가 없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만 후속 조치와 현장 보존 등이 오래 걸렸다는 느낌은 있다. 만약 실제로 우리 군 지휘관이 (일부 언론보도에 나오는 것처럼) 조사를 추석 연휴 때문에 늦추자는 식의 표현을 했다면 아주 부적절했다. 지휘관이 정무적으로 다른 것을 고려해 조사를 늦췄다면 본인이 양심을 걸고 (거취를) 생각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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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는 합동조사단이 이틀 만에 꾸려졌다.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2015년은 우리가 늘 다니는 통문 앞에 북한군이 아군을 해칠 목적으로 설치한 일종의 부비트랩이었다. 현장이 코앞이라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번엔 그 지역이 지뢰지대라는 게 확인됐다. 지뢰지대가 얼마나 큰지, 뭐가 들어 있는지, 통상 지뢰를 설치하면 들어 올릴 때 터지는 부비트랩을 함께 설치하는데 이런 것을 다 고려해야 한다. 이번엔 18명이 전부 병원에 들어갔고, 그중 몇 사람은 다시 들어가야 하는데 그 마음이 어떻겠나."

    ▶ 비 예보에도 현장 조사가 늦어지면서 증거 훼손·은폐 우려가 나왔다.

    "지뢰지대를 잘 생각해야 한다. 들어갈 때는 미확인 지뢰지대였는데 개척하다 폭발하니 나올 때는 확인된 지뢰지대가 된 것이다. 자식 같은 부하들에게 들어가라고 해야 하는 지휘관 입장에서는 최대한 안전을 고려하고 모든 경우의 수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만약 실제 지휘관이 축소·은폐 의도가 있었다면 하늘과 자기 양심에 답해야 할 것이다."

    ▶ 부상자 수가 3명에서 2명으로 정정되면서 사고 축소 논란도 불거졌다.

    "처음엔 중경상자 3명이라고 했는데, 통상 의사가 (전치) 2주 이하면 경상, 2주 이상이면 중상으로 분류한다. 2명은 아주 심각한 중상이고 1명은 화상과 파편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래서 일단 경상으로 분류한 것이다. 다만 교통사고를 당해도 당일은 괜찮다가 일주일 뒤 증세가 나타나는 것처럼 나중에 달라질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를 축소 의도라고 보는 건 너무 비약적인 생각이다."

    ▶ 이번 사고의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이 알고 인정하는 군사분계선과 우리가 알고 인정하는 군사분계선이 군데군데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선을 그은 건 테이블에서였고, 현장에서 남북이 모여 말뚝을 박았다. 다만 당시 GPS도 없었으니 사람이 하는 일에 오차가 생길 여지가 충분했다.

    2016년 유엔사가 나름대로 선을 다시 명확히 했지만, 북한과 협의해놓지 않으니, 북한은 자기 땅이라고 와서 작업하고 우리는 아니라고 하는 모호성이 있다. 향후에도 이런 충돌이 생길 소지가 크다. 이번에 피해도 입었으니 아예 분명하게 합의해야 한다."

    ▶ 군이 예고한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로 무엇이 가능한가.

    "군이 시행은 해도, 군이 정하는 건 아니다. 대북 방송을 한다든지, 적이 설치한 지뢰를 제거한다든지, 아군 지뢰를 설치한다든지, 세 가지를 다 한다든지, 강력한 항의를 보낸다든지 하는 것은 정부가 정하는 것이고 군인은 현장에서 정부가 정한 것을 시행하는 것이다. 정부는 군사분계선만 보는 게 아니라 한반도 상황과 국제 질서 속 대한민국의 위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 이 대통령이 대북 제재와 북한의 추가 핵·ICBM 개발 중단을 맞바꾸자는 구상을 밝혔다.

    "현 정부에서 그런 제안과 정책을 추진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를 보면 선의가 선의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걱정하는 것은 남북 간 선의와 교류 노력은 우리 준비 태세가 강할 때 먹혀든다는 점이다. 핵무기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을 만만하게 봤다가는 큰일 난다. 우리 군이 정말 군사 순위 세계 5위가 되려면 훈련을 빈틈없이 하고 국민 안보 의식이 훨씬 제고돼야 한다."

    ▶ 재래식 전력 순위 차이에도 북한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남한이 먼저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면 북한이 기습 공격을 먼저 하는 위치에 있고, 공격자는 때와 장소를 정할 수 있다. 또 북한은 국민 10만 명이 죽든 100만 명이 죽든 상관없는 체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 3000명 이상이 죽었는데 동요하기는커녕 영웅화해 너도나도 가겠다는 분위기 아닌가.

    북한은 공공연하게 '남반부 군인들 전투 기재가 좋은 건 알지만 정신 상태가 썩어서 미국만 아니면 한순간에 쓸어버릴 수 있다'고 하고 그렇게 믿는다. 재래식 무기도 만들어내는 걸 보면 나쁘지 않다. 사이버전은 세계 슈퍼파워로 꼽히고 전자전 능력도 뛰어나다. 글로벌 파이어파워라는 출처도 잘 모르는 사이트에서 우리는 5위, 북한은 31위라고 한 걸 믿고 안심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

    ▶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필요하다고 보나.

    "호르무즈는 대한민국에 중요하다. 국익을 위해 자유로운 항해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는 전 세계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고, 스스로 중견국이라고 하면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 대통령 입장에서 병력을 전쟁 지역에 보내는 데 큰 부담을 느끼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국제적 책임은 다해야 한다."

    ▶ 2003년 이라크전 때와 달리 파병 명분이 약하다는 반론이 있다.

    "동의하지 않는다. 호르무즈가 빨리 개방되는 게 국가 이익에 맞고,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커버하는 지역은 아니지만 중요한 동맹국이 어려움을 겪을 때 참여함으로써 동맹을 강화하고 중견국 위상을 실현해야 한다. 반대 논리가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 책임을 질 수 있나. 트럼프는 질지 몰라도 미국이 지지는 않을 것이다. 나중에 상황이 정리되면 미국은 누가 왔고 누가 안 왔는지 따질 것이고, 그 결과는 뻔하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다시 말하고 싶은 것은 군사분계선 곳곳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이 소지를 빨리 없애야 한다. 북한과 직접 얘기하고 싶어도 북한이 응대를 안 하니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우발 충돌을 방지하고 이번처럼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작전은 사실 서로 교전이 있을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북한이 MDL 50m 안으로 오면 우리가 경고 방송을 하듯, 북한도 우리가 접근하는 걸 목격하고 보고했을 것이고 누군가 '넘어오면 쏴버려'라고 할 수도 있었다. 이런 우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군사분계선을 명확히 하는 게 좋겠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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