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추가 세수 창출에 기여한 지역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정부와 여당에 요구했다. 반도체 산업이 밀집한 경기도가 국가 세수 확대에 기여하고 있는데도 현행 재원 배분 구조에서는 오히려 소외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추 지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조성 및 지방교부세 개편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미래대응기금 운용과 지방재정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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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응기금은 세입 증가분을 별도 기금으로 적립해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교육·인재 분야 등에 투자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기금이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 내국세가 최근 10년 추세선을 웃돌면서 생기는 추가 세수가 주요 재원이며, 정부안에서 거론된 내년 기금 규모는 약 162조3000억원이다.
경기도는 기금 재원을 만드는 지역과 실제 기금이 투입되는 지역이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162조원 기금의 원천에는 반도체 호황을 일궈낸 용인과 평택, 이천 등 경기도 산업현장의 저력과 헌신이 있다”며 “그런데도 추가 세수를 창출하는 지역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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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평택 삼성전자 생산시설, 이천 SK하이닉스 등 국내 핵심 반도체 생산기지가 몰려 있다. 도는 관련 투자가 늘면서 전력과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은 물론 주택과 교통 등 정주 여건을 갖추는 데 드는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도는 미래대응기금 사업을 선정할 때 세수 창출 기여도와 국가전략산업 투자 규모, 관련 기업 집적도를 주요 평가 지표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가 정책에 따라 조성하는 대규모 전략산업 기반시설에는 기금 지원 비율을 높이거나 전액 국비를 투입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추 지사는 “부담이 있는 곳에 재원이 따라야 한다”며 “생산 거점에 재투자가 이뤄져야 대한민국 경제의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약 13조원 규모로 추진되는 미래대응기금 청년계정을 활용해 ‘청년기본소득’을 국가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자는 방안도 내놨다. 청년기본소득은 경기도가 2019년 도입한 제도로, 취업 여부나 소득·재산과 관계없이 일정한 거주 요건을 갖춘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마다 25만원씩 연간 최대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추 지사는 기존 청년정책이 취업과 주거, 자산 형성 등 특정 요건을 갖춘 청년에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청년계정에 국가 청년기본소득 사업을 신설하고 전국 공통의 최소 지원 기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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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계정인 ‘지방미래성장지원금’의 배분 방식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보통교부세 산식을 기금 배분 기준으로 쓰면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경기도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추 지사는 “반도체 호황으로 추가 세수가 발생했는데도 경기도가 재원 배분 대상에서 빠진다면 모순이자 역차별”이라며 “인구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미래성장 투자 수요, 국가경제 기여도를 반영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는 지방미래성장지원금을 ‘기본배분 30%, 균형발전 40%, 미래성장수요 30%’로 나누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재정 여건이 취약한 지역을 돕는 균형발전 기능은 유지하되, 인구와 산업 규모가 큰 지방정부의 재정 수요도 함께 반영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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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재정 구조를 손질하는 방안도 함께 건의했다. 보통교부세 산정 기준 개선, 지방소비세율 인상,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의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전환,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이양하는 방안 등이다.
추 지사는 “국가 재정을 실질적으로 떠받쳐 온 지방정부의 기여와 부담을 외면하면 미래대응기금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인구와 일자리, 기업이 집중돼 국가 정책을 대규모로 수행하는 경기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당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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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협의회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권칠승 정책위의장, 이광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김영진 행정안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자리했으며, 추 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12개 시·도지사도 참석해 미래대응기금이 지방재정에 미칠 영향과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