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 전문기업인 세미파이브가 미국 AI 팹리스와 5200만달러(약 703억원) 규모의 차세대 AI 추론 가속기 개발 계약을 따냈다고 29일 밝혔다.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회사 실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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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세미파이브는 이 같은 내용의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에 거래가 없던 신규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규모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 1684억원의 40%를 웃돌고,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 1189억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대형 프로젝트가 하반기에 반영되면서 연간 수주 실적도 상반기 흐름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공시 대상에 속할 정도의 대규모 계약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수주가 북미 시장에서 처음 확보한 ‘스펙 핸드오프’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펙 핸드오프는 고객사가 원하는 성능과 핵심 사양만 제시하면 반도체 업체가 상세 설계부터 패키징, 테스트, 양산,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전 과정을 맡는 방식이다. 고객사가 반도체 설계를 상당 부분 완성한 뒤 생산 단계 중심으로 맡기는 일반적인 턴키 방식보다 수탁 업체의 역할과 책임 범위가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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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파이브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고객의 요구사양을 바탕으로 실제 칩 구현과 양산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맞춤형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같은 개발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AI 추론 가속기에는 차세대 저전력 D램인 LPDDR6와 고속 인터페이스인 PCIe Gen5가 적용된다. LPDDR6를 활용해 메모리 전력 부담을 낮추고, PCIe Gen5를 통해 대규모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 현상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세미파이브는 최대 800㎟에 달하는 대형 칩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단일 칩의 연산 처리량과 동작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구조도 구현할 방침이다.
양사는 2027년 상반기 테이프아웃을 거쳐 2028년부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테이프아웃이란 반도체 설계를 마친 다음 그 설계 데이터를 파운드리에 넘겨 실제 칩 생산에 들어가는 단계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건축에서 설계도 최종본을 확정해 시공사에 넘기는 순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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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AI 추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객의 서비스와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인프라 시장에서 핵심 맞춤형 반도체 개발 파트너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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