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이닉스 돌연 5% 급락…주주들 놀란 '204조 상장설' 정체 [분석+]

관련종목

2026-09-29 00:08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하이닉스 돌연 5% 급락…주주들 놀란 '204조 상장설' 정체 [분석+]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SK하이닉스 관련주가 급락했다. 솔리다임이 최대 1500억달러(약 204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의 지배력 약화와 중복상장 논란이 불붙은 영향이다.

      28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는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이르면 내년 미국에서 IPO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가 2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ADVERTISEMENT


      실제 이날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05% 내린 17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스퀘어는 7.56% 하락한 110만원에, SK㈜는 5.40% 내린 57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25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솔리다임이 이번주 투자은행(IB)과 이른바 '베이크 오프(bake-off)'로 불리는 IPO 주관사 제안 회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가 최대 1500억달러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150억달러를 조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ADVERTISEMENT


      솔리다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주도로 2020년 인텔에서 인수한 낸드 메모리 사업부를 기반으로 설립한 회사다. 미국 낸드플래시 및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주로 생산한다. 최근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낸드의 병목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회사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최대 1500억달러의 기업 가치는 2023년 상장한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540억달러)이나 올해 데뷔한 AI 칩 기업 세레브라스(56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미국 증시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반도체 IPO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SK그룹의 반도체 부문 지배 구조가 SK㈜(지주사)→SK스퀘어→SK하이닉스→AI컴퍼니(SK하이닉스의 자회사)→솔리다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중 SK㈜와 SK스퀘어, SK하이닉스가 모두 상장돼 있는 데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도 상장돼 있다. 솔리다임까지 포함하면 '4중'에 달하는 중복 상장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미 SK㈜와 SK스퀘어의 경우 이익 상당액이 SK하이닉스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솔리다임 상장으로 외국인 투자자 등이 하이닉스에서 외부로 더 빠져나가게 되면 본진 역할을 하는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중복 상장을 우려하는 측의 주장이다.

      ADVERTISEMENT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8월 솔리다임 상장설과 관련해 "국내 공정거래법의 3단 제한 규제를 피하려고 해외 법인을 통해 지배 구조 피라미드를 확장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외로 수출하는 행위"라며 SK하이닉스에 상장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은 반도체 공급난이 앞으로 수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인 만큼 공장 증설 등을 통해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예탁증서(ADR) 상장도 그런 이유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SK가 2대 주주인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도 비슷한 이유로 ADR 상장을 통해 최소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ADVERTISEMENT


      SK그룹 안팎에선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할 때 반드시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하는 규제(공정거래법) 때문에 해외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회사를 세울 수밖에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SK하이닉스가 국내에 이런 회사를 세우면 필요한 자금을 전액 마련해야 하는데 반도체 경쟁이 하이퍼스케일로 가는 상황에서 상장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유치하지 않으면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상장사가 핵심 사업을 쪼개서 별도 회사를 세워 상장하는 전형적인 사례와는 다르다는 반론도 많다. 솔리다임은 이미 미국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ADVERTISEMENT


      SK하이닉스 주주 입장에선 솔리다임 상장으로 외부 투자자가 늘어나면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지배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AI 컴퍼니의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결국 솔리다임 이익이 과거보다 적게 SK하이닉스 실적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특히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의 낸드 경쟁력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뜩이나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고점 대비 크게 내려온 상태에서 국내 투자자의 반발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주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솔리다임 소식을 흘리면서 주주 민심을 살피려 하지 말고 신주 발행 규모와 지분 희석 효과, 조달 자금의 사용처를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한 뒤 단계별 계획을 제시하면서 주주의 동의를 구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주주환원·가치제고 방안 등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