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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위 덜컥 샀다간…" 노후자금 굴리다 멘붕 온 개미들 [김연지의 연금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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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위 덜컥 샀다간…" 노후자금 굴리다 멘붕 온 개미들 [김연지의 연금빌드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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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직장은 사라지고, 집값과 자산시장은 여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앞선 세대가 걸어온 삶의 공식도 희미해졌습니다.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지금 이 기사를 읽는 우리는 그 어느 세대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연금은 더 이상 은퇴를 앞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연금 빌드업>은 가장 긴 투자, 연금을 처음부터 배우고 차근차근 쌓아가기 위한 기록입니다. [편집자주]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1000개를 넘어섰다. 미국 대표지수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산업 등 테마형 상품은 물론 채권혼합형과 타깃데이트펀드(TDF)까지 선택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노후자금을 예·적금에만 넣어두지 않고 직접 굴리려는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퇴직연금은 수십 년간 운용할 자금인 데다 일반 증권계좌와 다른 투자 규제가 적용된다. 상품이 많아질수록 단기 수익률보다는 투자 기간과 자산 구성 등을 따져 ETF를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퇴직연금서 살 수 있는 ETF 1000개 이상
    2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 회사 퇴직연금 계좌에서 매매할 수 있는 ETF는 1021개다. 상장 리츠 등 24개까지 더하면 매매 가능한 상장상품은 1045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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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ETF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퇴직연금의 선택지도 넓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는 1175개다. 한국투자증권을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전체 상장 ETF의 약 87%를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고를 수 있는 셈이다.

    상품 선택지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퇴직연금 ETF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AI·반도체·채권혼합형·TDF 등을 포함한 ETF 11개를 퇴직연금 매매 가능 상품에 새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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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적으로 ETF를 사들이는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월 기존 종합계좌와 개인연금 등에 제공하던 ETF 적립식 서비스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까지 확대했다. 투자자가 매일·매주·매월 등 주기와 금액을 정하면 ETF를 자동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7월 DC·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ETF 정기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매월 일정 금액의 ETF를 자동으로 매수해 장기·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퇴직연금에서 ETF를 직접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증권사들이 투자 가능 상품뿐 아니라 관련 서비스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주식형 ETF는 70%까지만…QQQ·VOO 못 담아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일반 증권계좌와 똑같이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DC형과 IRP는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전체 적립금의 70%로 제한된다. IRP에 1000만원이 있다면 주식형 ETF 등 위험자산에는 원칙적으로 최대 7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300만원은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적용받지 않는 상품에 넣어야 한다.

    그렇다고 남은 30%를 반드시 예·적금으로 채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채권형이나 일정 요건을 충족한 채권혼합형 ETF, TDF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까지 편입할 수 있으면서 주식 투자 비중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 잇달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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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상장한 'KODEX 코리아TDF2065액티브 적격'이 대표적이다. 국내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비중을 낮추는 상품으로, 적격 TDF 요건을 충족해 퇴직연금 계좌에서 적립금의 100%까지 투자할 수 있다.

    같은 날 상장한 'TIGER 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채혼합50'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 편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25%씩 투자하고 나머지 절반은 미국 단기국채에 담는 구조다. 위험자산 투자한도 70%를 주식형 ETF로 채운 뒤 나머지 30%에 이 같은 채권혼합형 상품을 활용하는 방식도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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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자체가 제한된 ETF도 있다. 퇴직연금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에 투자할 수 없고, 파생상품을 활용해 위험평가액이 일정 수준을 넘는 상품도 제한된다. '인베스코 QQQ(QQQ)'나 '뱅가드 S&P500(VOO)'처럼 미국 증시에 직접 상장된 ETF도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살 수 없다.
    비슷한 ETF 수두룩…"최근 수익률만 봐선 안 돼"
    상품 수가 1000개를 넘어선 만큼 어떤 ETF를 고를지가 더 중요해졌다. 같은 미국 증시나 반도체를 표방하는 상품이라도 추종 지수와 편입 종목, 종목별 비중에 따라 수익률과 변동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다.

    최근 성과만 보고 상품을 고르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AI나 반도체 등 특정 산업에 집중한 테마형 ETF는 해당 업종의 주가 흐름에 따라 변동폭이 커질 수 있어서다. 여러 ETF에 나눠 투자하더라도 삼성전자나 엔비디아 등 상위 편입 종목이 반복되면 실제 분산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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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간 적립하는 연금에서는 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비슷한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라면 총보수와 순자산 규모, 거래량, 지수 추종 방식 등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은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지 여부도 살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에서는 유행하는 ETF를 계속 갈아타기보다 장기간 가져갈 핵심 자산을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장 대표지수 등 여러 종목에 분산된 자산을 중심으로 기본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투자 성향에 따라 일부 테마형 상품을 더하는 방식이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장은 "연금은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만큼 단기 수익률보다 산업과 지수의 장기 성장성을 보고 ETF를 선택하고, 한꺼번에 큰돈을 넣기보다는 주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초보 투자자라면 시장 전체에 나눠 투자하는 지수형 ETF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변동성이 큰 테마·섹터형 ETF는 소액으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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