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는 전시회가 될 것입니다.”스페인 미술은 한국 미술 애호가에게 탐험의 여지가 많은 세계다. 르네상스의 본고장 이탈리아 미술, 프랑스 인상주의 화풍처럼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수백 년 유럽 미술사의 중요한 축이었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기욤 키엔츠 미국 히스패닉 소사이어티 박물관&도서관(HSML) 관장(사진)은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한 ‘스페인 미술 500년: 빛과 어둠의 연대기’ 특별전에 대해 디스커버리(발견)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HSML이 자랑하는 작품들이 대거 들어왔다. 그는 “잘 알지도 못했던 작품이 강렬하게 기억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술품부터 고문헌 등 스페인·라틴아메리카 관련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장품을 갖춘 HSML 컬렉션이 아시아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을 첫 번째 소개 장소로 고른 이유에 대해 키엔츠 관장은 “한국은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을 넘어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도 크다”며 “높은 안목을 갖췄고, 국제적인 문화 담론에서도 점차 중요한 참여자로 자리잡고 있다”고 답했다.
ADVERTISEMENT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한 키엔츠 관장은 HSML을 “문명사적이면서 백과사전적인 미술관”으로 설명했다. 그는 “설립자인 아처 밀턴 헌팅턴은 하나의 문명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어 했고, 명작 회화뿐 아니라 직물, 희귀 서적, 지도, 고고학 자료 등을 수집해 박물관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전시에서 마주할 500년에 걸쳐 형성된 스페인 미술의 특징은 무엇일까. 키엔츠 관장은 ‘빛과 그림자’을 꼽았다. “스페인 미술은 현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신비로운 무언가를 가리키는 현실성과 초월성 사이의 긴장이 나타납니다. ‘빛과 그림자’가 이를 함축적으로 보여줘요. 이번 작품들은 문화적 번영, 신앙의 열기, 제국의 권력, 정치적 폭력을 예술로 기록한 것들입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