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앞에만 서면 말이 많아진다. 치료 원리부터 생활습관까지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서다. 하루치 에너지를 진료실에서 남김없이 쏟아내고 마지막 환자를 볼 때면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목이 쉬는 날도 잦았다. 그런데도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진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카메라를 켰다.21일 서울 강남구 더셀피부과에서 만난 심현철 원장(42)은 국내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의사다. 그가 운영하는 ‘피부심’의 구독자는 74만 명, 누적 조회 수는 3500만 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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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이름 ‘피부심 심현철’은 그의 성인 ‘심’과 ‘피부에 대한 자부심’을 합쳐 만들었다. 목표는 필요할 때 목차를 펼쳐보듯 찾아볼 수 있는 ‘피부과의 수학의 정석’을 만드는 것이었다. 여드름과 피부 노화, 탈모, 무좀 등의 원인과 치료·관리법을 주제별로 차곡차곡 정리했다. 너무 쉽지도, 전문가만 알아들을 정도로 어렵지도 않게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누군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는 습관은 학창 시절부터 남달랐다. 친구가 공부법이나 학원 선택을 고민하면 문제집부터 학습 순서까지 대신 짜줬다. 성인이 된 뒤에도 사법시험과 회계사시험, 직장 승진시험을 준비하는 지인이 그를 찾았다. 심 원장은 “상대방의 상황에 감정 이입해 몇 시간씩 해결책을 함께 찾곤 했는데 이렇게 상담해준 친구들은 결국 모두 합격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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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하려는 마음의 바탕에는 남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의과대학 재학 시절 학생회 봉사부장을 맡아 졸업할 때까지 수백 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방학마다 친구들을 모아 충북 음성·경기 가평의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찾았고,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씻기고 욕창을 소독하는 병원 봉사를 자청했다.
이 같은 성향은 진로를 선택할 때도 영향을 미쳤다. 여러 진료과 가운데 피부과를 택한 것은 비록 생명과 직결되지는 않더라도 많은 이들의 일상과 접점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치료 전후의 변화가 눈에 보인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는 “탈모부터 무좀과 피부염까지 본인이나 가족 중 피부 고민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며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진료와 유튜브 활동을 관통하는 원칙은 하나다. 유행이나 광고만 따라 시술을 선택하기보다 환자가 치료 원리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불필요한 시술과 광고성 콘텐츠가 넘쳐날수록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철학은 병원 밖 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피부를 바꾸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는 화장품 브랜드 ‘더셀랩’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더셀바이오’를 운영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피부 상태를 살피고 생활 속 관리를 돕는 애플리케이션도 준비 중이다. 그는 “환자가 자신의 피부를 제대로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료와 유튜브, 모든 사업을 관통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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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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