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세입자가 살고 있는 주택을 매수할 때 적용되는 ‘즉시 입주’ 의무가 대폭 완화된다. 무주택자라면 기존 세입자의 남은 임대차 기간은 물론 갱신계약(최대 2년)까지 포함해 최장 3년3개월을 넘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둘 수 있게 된다. 세입자가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썼어도 합의하에 연장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실거주 원칙’이라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원칙과 정면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주택자에 한해 사실상 갭투자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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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대 주택 거래 시 적용하는 실거주 유예 조치의 신청 기한을 기존 ‘2026년 12월 31일’에서 ‘2027년 12월 31일’로 1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관련 ‘부동산 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18일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지난 5월 12일부터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 온 실수요자가 대상이며, 향후 입주 시점부터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는 유지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실거주 유예 인정 범위의 파격적인 확대다. 지난 5월 조치에서는 현 세입자의 임대차계약 ‘잔여기간’까지만 입주를 미룰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잔여기간에 더해 갱신계약(1회 한정, 최대 2년)까지 입주 유예 기간으로 추가 인정하기로 했다. 갱신계약은 청구권과 무관하다. 매수자와 세입자가 합의해 2년을 추가로 연장계약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난과 물건 부족 등의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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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시행일(2026년 10월 1일) 기준으로 신청 기간(최대 15개월)과 갱신 기간(24개월)을 합쳐 최장 3년 3개월간 입주를 미룰 수 있다. 2029년 말까지 입주하면 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매입임대 세제 혜택 폐지 등으로 매물을 내놓으려는 다주택자의 거래 여건을 터주기 위한 불가피한 보완책이라는 설명이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매수자가 실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해 세입자가 쫓겨나는 분쟁을 막겠다는 취지도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강조한 토지거래허가제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권의 압박에 밀려 정책의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 5월 대책을 내놓은 지 5개월 만에 여당 원내대책회의 요구를 수용해 기준을 대폭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세입자 때문에 거래가 막혀있던 물건까지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세제개편안에 따른 매물출회 효과가 시장에 나타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무주택자가 선호단지를 미리 매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수 수요가 자극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적 사각지대도 한계로 꼽힌다. 정부의 ‘최대 3년 3개월’ 유예 혜택을 온전히 받으려면 갱신계약 시작 시점이 신청 마감일(2027년 12월 31일) 이전이어야 한다. 만약 최근에 새로 2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주택의 경우 2028년 이후에야 갱신 시점이 돌아오기 때문에 이번 갱신 유예 혜택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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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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