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 재판에서 후원자 김한정씨와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파일이 새 증거로 채택됐다. 녹취에는 김씨가 여론조사 비용과 관련해 "나 혼자 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겨 있어 항소심 판결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16일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 공판을 열고 김씨 측이 제출한 통화 녹음파일 3건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기 위한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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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녹음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같은 해 3월 김씨와 명씨가 나눈 통화다.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에서 김씨는 "내가 진짜 이 사람(오세훈 시장)을 돕고 싶어서 일을 했다", "그쪽에서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내가 혼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씨 역시 "오세훈은 모른다"고 말하는 대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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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과 김씨 측은 이를 근거로 문제의 여론조사가 오 시장의 지시나 요청이 아니라 김씨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 시장의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명씨의 기존 진술과 배치되는 내용인 만큼 항소심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녹음파일은 김씨가 1심 판결 이후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찾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김씨는 1심에서 자신의 주장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명씨의 진술만 반영됐다고 보고 제주 별장 창고를 뒤지다 해당 휴대전화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에서는 명씨와 나눈 통화 녹음 35개가 발견됐고 김씨 측은 이 가운데 3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특검은 김씨 측이 자신에게 유리한 파일만 선별해 제출했다는 점과 일부 파일에 수정 흔적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 채택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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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현재까지 불법 취득이나 허위·조작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단 탄핵증거로 받아들이고 일부 녹음을 법정에서 재생했다.
다만 녹취 전체가 오 시장 측 주장에 유리한 내용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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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과 재판부는 이날 재생되지 않은 녹취 가운데 김씨가 "강철원이 잘 만들어준다고 했다. 나는 '잘 만들어준다'는 게 조작해서 잘 만들어준다는 것인 줄 알았다"고 말한 대목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김씨에게 강 전 부시장이 명씨를 두고 여론조사를 잘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김씨는 이를 부인하면서 "강 전 부시장이 명씨에게 말한 것을 내가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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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