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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시장에서 손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투자의 등대’이자, 은행·증권·카드 등 그룹의 역량을 손님과 연결하는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되고자 합니다.”
조대현 하나증권 WM그룹장(전무)은 올 상반기 시장의 훈풍으로 인해 증권사 자산관리(WM) 부문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진단한다. 시장의 변동성이 점차 커져 가는 지금, 증권사 WM의 진정한 실력은 올 하반기에 비로소 드러날 것이라는 게 조 그룹장의 생각이다. 혼란스러운 투자 환경 속에서 하나증권은 고객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투자의 등대’이자, 그룹 내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되겠다는 이정표를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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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그룹장을 만나 하나증권의 WM 청사진에 대해 물었다.

올해 WM 시장의 달라진 분위기에 대한 시각이 궁금합니다.
“WM 시장의 자산은 커졌지만 관리는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주식 시장에 자금이 크게 몰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이 높아졌고, 시장 변동성이 자산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커졌습니다.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 채권, 달러, 금, 연금 등으로 투자 대상이 넓어지고 자산의 이동 속도도 빨라졌죠. 특히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정보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정보로 인해 올바른 투자 판단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증권사의 역할은 유망 종목이나 정보를 하나 더 제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어떤 자산을 줄이고 어떻게 위험을 관리할지, 크게 흔들리는 시장에서 어느 시점에 기회를 다시 잡을지 손님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WM 시장의 경쟁은 ‘무엇을 살 것인가’에서 ‘손님의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성장시킬 것인가’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증권 WM 부문의 실적이 올 상반기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인가요.
“상반기는 하나증권뿐만 아니라 리테일이 견고한 증권사일수록 더 많은 수익과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던 시장이었다고 봅니다. 과거 보수적으로 투자가 이뤄졌던 자산이 대거 증권 시장으로 이동했고, 시장의 거래 대금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로 인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과 자문일임 성과가 큰 폭으로 늘어났죠. 시장의 훈풍 덕에 긍정적인 변화를 맞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시장이 좋았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좋은 시장이 오기 전에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하나증권은 직원 역량 강화와 시스템 개선, 본사의 지원 체계 구축과 서비스 향상을 동시에 추진했는데요. 무엇보다 상반기에는 손님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특히 저희가 자랑할 만한 부분은 대면 영업입니다. 리테일 시장 환경이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하나증권은 대면 손님을 통해서도 꽤 많은 성과를 도출했습니다. 저는 수익적인 성과를 넘어 전체 손님의 수, 활동 손님의 비중, 예탁자산과 금융자산이 함께 증가하는지를 중요하게 보는데요. 신규 손님이 활동 손님으로 자리 잡고, 새로 유입된 자산이 금융 상품과 연금으로 확장돼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익보다 손님과 자산 기반을 함께 키우며 다음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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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 사업을 총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WM의 성장 축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손님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높은 증권사 WM의 특성상,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패밀리오피스, 연금, 디지털, 리테일 법인, 외국인 국내 투자, 디지털자산 등 새로운 성장 축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 기반에는 ‘손님’이 있습니다. 신규 손님→활동 손님→자산 확대→금융 상품·연금→장기 손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거죠. 특히 연금은 단순한 적립금 경쟁이 아니라 손님과 20~30년 함께할 수 있는 가장 긴 자산관리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패밀리오피스본부를 신설하는 등 고액자산가 맞춤형 WM 서비스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하나증권 VIP 전략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가장 큰 변화는 ‘개인’의 금융자산을 관리했던 데서 ‘기업’과 ‘가족’으로 관리의 범위를 넓힌 것입니다. 기업가의 자산관리는 개인과 기업을 별개로 떼어놓고 볼 수 없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자금조달, 매각·승계, 이후 개인 자산의 투자와 상속까지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출범한 패밀리오피스본부는 프라이빗뱅킹(PB)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투자, 세무, 부동산, 승계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초고액자산가에게는 단순한 상품의 차이보다 ‘복잡한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줄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의 네트워크와 증권의 전문성을 더해 패밀리오피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 그룹의 다양한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손님의 금융 니즈를 폭넓게 연결하고, 증권사가 가진 자본시장 전문성을 더해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단편적인 상품 포트폴리오가 아닌, 손님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매칭하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가이드하는 겁니다. 하나증권은 이미 3년 전부터 이처럼 확장성을 갖춘 사업 방향을 구상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그 결과물이 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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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액자산가를 위한 PB 서비스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구분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증권은 어떻습니까.
“표면적으로는 패밀리오피스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기존의 PB 서비스에 패밀리오피스의 일부 기능을 녹여서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국내 시장에 패밀리오피스 사업이 온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이른 상황이죠. 앞으로는 법률과 세무, 투자와 매각, 개인과 법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이슈를 해결하길 원하는 손님의 니즈가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이 접하지 못하는 기업금융(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관련 특화 상품을 제공하거나, 법인 이슈를 포함한 토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을 하나증권은 상당한 수준으로 구축해 놓은 상황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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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영역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하나증권의 방향성은 ‘대면은 더 깊게, 비대면은 더 넓게’입니다. 비대면은 그동안 하나증권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영역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일환으로 지난 9월 7일 ‘하나증권 V’를 선보였습니다.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불편을 크게 개선한 시스템으로, 국내외 투자, 금융 상품, 리서치, 투자 정보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단순한 거래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손님이 하나증권과 새롭게 관계를 시작하는 비대면 영업점으로 키울 계획입니다. AI 서비스 역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주식 편중과 손익, 채권 만기, 현금성 자산, 연금 등을 분석해, 손님이 묻기 전에 위험과 기회를 알려주는 자산관리 툴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콘텐츠를 통해 하나증권을 노출하고, 세미나를 통해 신뢰를 쌓고, ‘하나증권 V’를 통해 손님의 자산관리까지 완성하는 ‘통합 자산관리 체계’를 만들고자 합니다.”
하나증권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꼽는다면요.
“선두 증권사보다 기반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한다면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이에 하나증권은 기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의 국내 투자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한국 투자자의 해외 투자에 집중할 때, 저희는 반대로 ‘해외 투자자를 한국 시장으로 데려오자’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를 인가받아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최근 홍콩 푸투증권과의 협업을 통해 성과를 만들고 있습니다. 향후 홍콩 중신증권, 미국 웨드부시증권 등 해외 유력 증권사와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한국에 투자하려면 하나증권’이라는 위치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미국, 홍콩은 패밀리오피스 사업이 이미 안착돼 있는 시장인 만큼,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패밀리오피스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가져오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으려 합니다. 더불어 디지털자산도 중요한 미래 시장입니다. 하나금융이 준비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기반과 하나증권의 토큰증권 사업을 연결하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새로운 자금 이동의 길이라면, 토큰증권은 새로운 투자 자산이 들어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사가 만든 시장에서 점유율을 가져오는 것과 없던 시장을 먼저 열어 경쟁사가 따라오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경쟁력입니다.”
오프라인 전략도 궁금합니다.
“대표적으로 ‘THE 센터필드 W’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센터는 365일 24시간 손님이 원하는 시간에 예약해 상담할수 있는 초고액자산가 전용 점포입니다. WM과 IB, S&T 인력이 모두 상주하며 손님을 위한 특화 서비스를 상시 제공하다 보니 만족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이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죠. 최근에는 후속 점포인 ‘THE H1 W’가 지난 6월 목동 현대백화점에 문을 열었는데요. 백화점 내에 증권사가 들어가 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서 들어본 전례가 없으실 겁니다.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기업 경영자나 전문직 손님들이 배우자와 함께 백화점 쇼핑을 나온 김에 자산관리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동선을 구축한 겁니다. 다른 증권사가 이미 실행하고 있는 영업 전략을 따라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님의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니즈를 실질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영업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있습니다.”
PB 등 WM 담당 인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요.
“저는 직원들에게 ‘손님의 자산을 숫자로만 보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10억 원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평생 모은 노후 자금이고, 누군가에게는 기업 매각 대금이며, 또 다른 이에게는 자녀에게 물려줄 자산입니다. 그 돈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자산관리가 시작됩니다. 또 손님이 ‘원하는 답’보다 ‘필요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시장이 위험한 상황이라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자고 말하고, 좋은 자산의 가격이 충분히 낮아졌다면 모두가 두려워할 때 기회를 잡자고 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PB는 모든 것을 혼자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손님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우리의 전문 역량을 연결해 답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수익이 났을 때보다 손실이 났을 때 손님에게 먼저 연락하는 PB가 진짜 PB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하반기 자산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자산관리 전략을 조언해준다면요.
“중장기적인 성장의 기회와 단기적인 변동성이 공존하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외 기업 실적,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투자 확대 등은 여전히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반면 물가와 금리, 환율, 글로벌 정책 변화, 지정학적 변수, AI 관련 기업들의 높은 기대 수준 등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도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시장의 단기 방향을 정확히 맞히려 하기보다는 자산 배분과 리밸런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시장 상승기에 늘어난 자산의 비중을 점검할 시점입니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므로 모든 자금을 투자해 놓기보다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시장에 조정이 왔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반기에는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포트폴리오’보다 ‘변동성을 견디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특정 프라이빗뱅커(PB)나 시장 상황에 의존하지 않고 조직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스스로 성장하는 WM을 만들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사업이 따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구조입니다. 하나증권은 흔들리는 시장에서 손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투자의 등대’이자, 하나금융 안에서 은행·증권·카드 등 그룹의 역량을 손님과 연결하는 자산관리의 중심축이 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남기고 싶은 것은 한 해의 최고 실적이 아닙니다. 손님이 확대되고, 자산이 늘고, 직원이 성장하고, 그 성장이 다시 더 좋은 서비스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훗날 ‘그 시기에 하나증권 WM이 스스로 성장을 지속할 수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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