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금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도 가볍게 시도하게끔 각종 허들을 낮춘 게 적중했습니다.”
ADVERTISEMENT
황지선 토스뱅크 수신 총괄 프로덕트오너(PO·왼쪽)는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키워봐요 31일 적금’의 흥행 비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황 PO는 토스뱅크의 수신상품 개발을 총괄하는 인물로 키워봐요 31일 적금을 설계하는 전 과정을 이끌었다.
진입장벽 허문 초단기 소액 전략
키워봐요 31일 적금은 토스뱅크가 지난달 6일 내놓은 초단기 상품이다. 31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돈을 넣으면 연 10%의 금리를 적용한다. 하루에 5000원까지만 넣을 수 있기 때문에 만기 저금할 수 있는 금액은 많아야 15만5000원이다. 그럼에도 출시 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가입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나흘만에 10만 계좌를 넘어섰고, 지난 5일 30만 계좌를 돌파했다.황 PO는 “토스뱅크에서 입출금통장은 개설했지만 금융상품에는 가입하지 않는 고객의 관심을 어떻게 하면 사로잡을지 고민 끝에 탄생한 상품”이라며 “기존 적금처럼 가입한 뒤 자동이체를 걸고 만기 때 찾기만 하면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이 상품과 계속 상호작용하도록 만드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저금할 때마다 자신만의 다람쥐 캐릭터가 성장하는 게임 기능을 넣은 이유다.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들이 진화하는 것처럼 다람쥐도 유형에 따라 10가지 이상의 모습으로 자란다. 평소 ‘게임과 결합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달라’는 10대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했다. 소소한 재미 정도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고객들의 요청으로 내가 키우는 다람쥐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기능이 나중에 추가됐을 정도로 다람쥐는 키위봐요 31일 적금의 흥행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장서영 토스뱅크 수신 프로덕트 디자이너(오른쪽)는 “매일 다람쥐를 보기 위해 즐겁게 앱에 접속했던 기억이 자연스럽게 저축 습관으로 이어지길 기대했다”며 “적금 만기를 짧게 잡은 것도 다람쥐의 변화를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장 디자이너는 적금 구조와 다람쥐 육성 기능, 앱 화면에서의 구현방식 등의 담당했다.
총 저금액을 15만5000원으로 정한 것도 재테크 ‘왕초보’들의 진입장벽을 허물기 위한 전략이었다. 장 디자이너는 “이번 상품을 기획하기 전에 직접 고객들을 만나 지금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이 얼마냐고 물었는데 우리가 겨냥한 30세 미만에선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아 하루에 5000원 이상은 어렵다’는 답이 많았다”며 “이들에겐 이자보다 금액 문턱을 낮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직관적 혜택으로 고객 유치
토스뱅크는 앞으로도 직관적인 혜택을 앞세워 수신 고객을 늘려갈 계획이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황 PO는 “예·적금을 가입할 때 각종 우대금리 조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며 “내가 애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조건을 달성해 우대금리를 받도록 유도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확대하고 싶은 고객군으로는 시니어를 꼽았다. 황 PO는 “60대 이상은 토스뱅크가 오프라인 점포가 없다는 데 더 진입장벽을 느낀다”며 “이 같은 제약을 극복하고 시니어들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불릴 수 있는 금융상품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ADVERTISEMENT
공격적인 고금리 전략은 지양할 방침이다. 장 디자이너는 “이자만을 내세우면 오히려 증시 호황 같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수신자금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다”며 “이자 외에도 돈을 넣고 싶은 동기를 부여하는 혜택이 있어야 외부 환경 변화에 타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