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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철강값·車 수요·관세 다 잡는다…현대제철 美에 8조 베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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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철강값·車 수요·관세 다 잡는다…현대제철 美에 8조 베팅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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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 미국의 높은 철강 가격과 자동차강판 공급 부족을 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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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에서 고부가 자동차강판을 생산해 판매가격을 높이고, 에너지·물류비를 낮추는 동시에 철강 관세 부담까지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은 4일(현지 시간)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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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윌리엄 키밋 미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 트로이 카터·줄리아 렛로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HPLS는 올해 4분기 착공해 2029년 양산에 들어간다. 부지는 737만㎡(223만평)다. 연간 270만톤을 생산하며 자동차용이 180만톤, 일반용이 90만톤이다. 열연·냉연·도금강판을 생산한다. 현대제철 50%, 포스코 20%, 현대차 15%, 기아 15%의 지분 구조다.

    미국은 철강업체 입장에서 가격이 높은 시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조강 생산량은 8190만톤으로 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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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년 2000만톤 이상의 철강을 수입한다. 열연강판과 냉연·도금강판 등 고부가 판재류 수입량만 연간 1000만톤을 넘는다.


    가격도 높다. 최근 미국 열연강판 내수 가격은 톤당 약 1200달러로 아시아와 유럽보다 3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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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천연가스와 전력 가격은 한국보다 낮은 편이다. 현지에서 생산하면 해상 운송비도 줄일 수 있다. 높은 판매가격에 낮은 에너지·물류비를 결합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동차강판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HPLS 생산량 270만톤 가운데 180만톤을 자동차용으로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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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지난해 자동차 1024만대를 생산한 세계 2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GM·폭스바겐·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시설이 미국에 몰려 있다. 자동차강판은 일반 철강재보다 품질 기준이 높고 부가가치가 큰 제품이다.



    공장 위치도 판매와 원료 조달을 동시에 고려했다. 도널슨빌은 미국 대형 철도사 노선과 가깝고 미시시피강을 통한 수운도 가능하다. 약 7만톤급 파나막스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만을 구축할 수 있어 철광석 등 원료를 들여오고 생산 제품을 내보내기 좋다.

    완성차 공장과의 거리도 짧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GM 텍사스 공장, 폭스바겐 테네시 공장, 혼다 앨라배마 공장 등이 인근에 있다. 고객사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해 운송비와 납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 현지 생산의 핵심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외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렸다.

    2025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54만톤으로 전년보다 약 8% 줄었다. 현지에서 생산하면 이 같은 통상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철강은 현대차그룹은 물론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이 차세대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AI데이터센터에서 발전 분야에 이르기까지 핵심 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고, 더 안전한 일터를 조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HPLS 전기로 제철소는 철강산업이 보다 자원순환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시작점"이라고 강조하고, "혁신과 지속가능성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곳 루이지애나에서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프 랜드리 주지사는 축사에서 "현대제철이 북미 첫 제철소 부지로 루이지애나를 선택한 것은 숙련된 인력과 인프라 그리고 우수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현대제철의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철강 기술과 제조역량, 미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노동력이 만나면 압도적인 산업적 기회로 이어진다"며,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양국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이 한미 협력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HPLS는 탄소 저감형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철광석과 천연가스로 직접환원철(DRI)을 만든 뒤 철스크랩과 함께 전기로에 넣는 방식이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DRP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를 수소로 바꿔 탄소 배출을 더 줄일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HPLS를 북미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 확보한 고객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당진제철소와 순천공장에서 생산한 고부가 철강재의 해외 판매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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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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