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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스타트업에 4200억 몰려…다시 불붙는 양자 상용화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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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스타트업에 4200억 몰려…다시 불붙는 양자 상용화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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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연구진은 지난해 9월 세슘 원자 6100여 개를 정밀하게 배열해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원자 양자컴퓨팅 구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식에 글로벌 양자업계는 주목했다. 이유는 양자컴퓨터 성능 때문이다. 마누엘 엔드레스 칼텍 교수는 당시 “대규모 오류보정 양자컴퓨터로 가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칼텍 연구진은 올해 3월 오류보정 양자컴퓨터에 필요한 큐비트 수를 기존 수십만~수백만 개 이상에서 1만~2만 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 양자컴의 고질병 ‘오류’ 고쳐질까
    오류는 양자컴퓨터의 고질병이다. 정보 단위인 큐비트는 열이나 진동 같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불안정해진다. 이는 계산 결과로 반영된다. 계산을 정확하게 하려면 여러 큐비트를 함께 사용해 오류를 계속 바로잡아야 한다. 막대한 양의 큐비트가 필요한 이유다.

    칼텍 연구진은 원자를 자유롭게 옮겨 큐비트끼리 연결하는 중성원자의 특성을 활용해 필요한 큐비트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구현되면 양자컴퓨터 크기와 비용을 낮춰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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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의 상용화가 가까워지고 있다. 칼텍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 오라토믹에는 창업 약 3개월 만에 3억달러(약 4200억원)의 투자금이 몰렸다. 아치벤처파트너스와 스파크캐피털, 베이조스익스페디션, 베인캐피털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기존 양자컴퓨터 강자인 구글과 IBM 중심의 경쟁 구도에 신생 스타트업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순간이다.
    ◇ 美·中, 전략기술로 양자 채택
    일반 컴퓨터가 정보를 0 또는 1의 값을 지닌 비트로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이용한다. 큐비트는 0과 1이 일정한 확률로 함께 존재하는 ‘중첩’ 상태를 이룰 수 있다. 여러 큐비트를 서로 연결해 동시에 움직이게 하고, 수많은 답 후보 가운데 정답에 가까운 것은 신호를 키우고 틀린 답은 지워가는 방식으로 계산하며 성능을 극대화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보다 빠른 슈퍼컴퓨터는 아니다. 인터넷 검색과 문서 작성 등 일반적인 작업은 기존 컴퓨터가 훨씬 효율적이다. 양자컴퓨터의 진가는 경우의 수가 폭발하거나 자연 자체의 양자 현상을 계산해야 하는 업무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분야가 화학과 신약, 신소재 개발 등이다. 분자를 이루는 전자 수가 늘어날수록 가능한 양자 상태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슈퍼컴퓨터로 정확하게 계산하기가 어려워진다. 양자컴퓨터는 애초에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계산하는 만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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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이 양자컴퓨터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첨단연구프로젝트국(ARPA-E)은 지난 3월 기존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화학·소재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해결하는 10개 프로젝트에 37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중국도 2026~2030년 국가 계획에서 양자 기술을 미래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 자금과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 슈퍼컴보다 전력 사용량 99% 적어
    양자컴퓨터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전력 병목을 완화할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AI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더 많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이를 가동할 전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지난해 48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같은 기간 세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컴퓨터는 특정 계산에서 기존 컴퓨터처럼 수많은 경우의 수를 반복해 처리하는 대신 양자 중첩과 간섭을 활용해 연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난 7월 프랑스 양자컴퓨팅 기업 파스칼 연구팀이 공개한 논문에서는 중성원자 양자컴퓨터가 특정 양자 시뮬레이션에서 기존 GPU 기반 계산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최대 99%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사용량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장 규모는 2025년 13억9000만달러에서 2034년 178억9000만달러로 약 13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훈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AI 시대 연산 수요와 전력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팅의 한계를 보완할 차세대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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