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687.21

  • 107.73
  • 1.64%
코스닥

813.50

  • 23.29
  • 2.95%
1/4

"주휴수당 다 줘라"…'용혜인 법안' 길 열어준 정부 지침 [김대영의 노무스쿨]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휴수당 다 줘라"…'용혜인 법안' 길 열어준 정부 지침 [김대영의 노무스쿨]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이 공공부문 인사·노무 현장에 새로운 딜레마를 던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주휴·연차수당 등을 주도록 규정해서다.

    지침을 따르면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예산 지출로 감사를 받을 수 있고 불이행할 경우 고용노동부 감독·경영평가상 불이익이 우려되는 상황.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에 신중론이 제기된 사안을 정부가 행정지침으로 앞당겨 시행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ADVERTISEMENT


    5일 노동실무 연구모임 흥미로운연구소에 따르면 공공부문 초단시간근로자에게 주휴수당·연차수당 등을 근로시간에 비례해 지급하도록 한 정부 지침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지난 5월 내놓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은 퇴직금·주휴수당 회피를 위한 '쪼개기 계약'을 막는 내용이다. 초단시간근로자 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 경우 사전심사위원회를 거치도록 했다. 예외적으로 채용하더라도 주휴수당·연차수당 등을 시간에 비례해 추가 지급해야 한다. 고용 관련 조치는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지난 5월29일 이후 새로 체결하거나 갱신한 계약부터 적용된다.

    ADVERTISEMENT


    이 지침의 취지는 초단시간근로자를 법 사각지대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법과 지침의 간극이다. 근로기준법은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연차유급휴가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퇴직급여법도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주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퇴직급여 대상에서 제외한다. 주휴·연차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현행법 위반은 아닌 셈이다.


    반면 가이드라인은 법에 없는 지급 의무를 규정했다. 초단시간근로자에게도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비롯해 퇴직금 미적용·고용불안정을 보상하는 '공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행정지침은 원칙적으로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해당 기관이 점검 결과·수당 미지급 사유를 관리하다 상급기관이나 고용노동부가 사업장 감독 과정에서 요구하면 제출하도록 했다. 기관은 붙임 자료를 통해 미지급 사유도 항목별로 보고해야 한다. 흥미로운연구소는 "법대로 하면 지침 위반, 지침대로 하면 법적 근거 없는 지출"이 될 수 있다면서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고용노동부 감독이 나온다는 사실상의 경고가 뒤따르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ADVERTISEMENT


    예산 편성 시차도 문제다. 지자체 예산은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통상 11월 초 예산안을 짜 같은 달 중·하순 의회에 제출한다. 가이드라인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의회가 이를 예산안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에 관한 대응 방안, 책임 소재가 없다는 지적이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024년 9월 초단시간근로자에 대한 주휴·연차, 고용보험, 퇴직급여 적용 제외 규정을 없애는 3개 법안을 대표발의했을 당시 국회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해당 법안을 분석한 국회 검토보고서를 보면 초단시간근로자 보호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영세사업장의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DVERTISEMENT


    고용노동부는 초단시간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급여를 적용할 경우 사업주가 연간 임금총액의 최대 8.3%를 추가 부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유급휴일·연차 적용을 제외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데 대해선 인건비 부담, 인사·노무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소민안 지정노무법인 부대표 노무사는 "실제로 자문 현장에서 만나는 사례 중 상당수가 실질은 상시·지속 업무인데 주 14시간짜리 근로계약을 반복 체결해 법정 보호를 회피하는 경우였고 이는 분명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라면서도 “정책 수단으로서 '지침'을 택한 것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그러면서 "일단 법치국가 답게 법 개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며 법 개정이 어려운데 당장 시행해야 할 경우 생활임금제처럼 지자체별로 자율적으로 조례로 도입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경영평가 등에 반영해 자율적으로 도입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