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개국이 참여해 70분간 한강 밤하늘을 수놓는다. 국내 최대 규모 불꽃축제로 자리 잡았지만 화약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환경 영향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꽃놀이는 화약과 금속화합물을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최윤형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2023년 서울세계불꽃축제 전후의 대기질 변화를 분석한 결과 불꽃놀이 전 ㎥당 9~12㎍이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행사 직후 최대 320㎍까지 치솟았다. 행사 이전과 비교하면 최대 30배가 넘는 수준이다.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도 약 3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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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직후 2시간 평균 PM2.5 농도는 서울이 231㎍으로, 같은 장소와 시간대 비교일 평균인 19㎍의 12배 수준이었다. 부산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불꽃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입자상 물질과 금속 성분 등이 대기질을 단기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꽃은 온실가스도 배출한다. 영국 런던시가 공개한 2023~2024년 새해맞이 불꽃놀이 자료를 화약 1t 기준으로 환산하면 이산화탄소 약 210㎏이 발생한다. 일산화탄소 약 61㎏, 질소산화물(NOx)과 초미세먼지도 각각 약 15㎏ 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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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화약량과 이에 따른 대기오염물질·온실가스 배출량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주최 측인 한화는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행사 개최에 따른 환경 영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올림픽이나 국제회의, 대형 문화축제 등의 환경 영향을 사전에 측정하고 줄이는 것이 행사 운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24년 행사 지속가능성 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20121’을 12년 만에 개정했다. 행사 규모와 관계없이 기획·운영 과정에서 환경·사회·경제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열린 파리올림픽도 대표적인 사례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행사 이후 탄소를 단순히 상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준비 단계부터 배출량을 계산하고 감축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경기장 신축을 최소화하고 기존 시설과 임시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전력, 교통, 건설, 식음료 등 행사 전반의 환경 영향을 줄였다.
문화행사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은 행사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음료병 판매를 중단하고 재생에너지와 무화석연료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 행사가 발생시키는 환경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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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축제의 환경 영향을 공개하는 사례도 있다. 호주 시드니시는 매년 개최하는 새해맞이 불꽃축제의 탄소배출량을 환경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시드니시의 최신 ‘2024/25 그린 리포트’에 따르면 시가 관여한 2024년 새해맞이 행사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은 865t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불꽃 연소에서 발생한 배출량은 2.7t으로 전체의 0.3%였다.
시드니시는 행사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자체적으로 산정해 관리하고 있다. 불꽃 자체의 배출량뿐 아니라 행사 운영과 이동 등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까지 측정하고 공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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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규모 행사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문화적·사회적 가치와 별개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10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행사라면 화약 연소뿐 아니라 관람객 이동, 행사장 전력 사용, 장비 운송, 폐기물 등 행사 전반의 환경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민경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불꽃축제는 많은 사람에게 행복감과 문화적 가치를 주지만 동시에 짧은 시간에 고농도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며 “축제가 주는 가치만 이야기하기보다 실제 환경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고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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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환경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이를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는지, 그만큼 가치 있는 행사인지 판단할 수 있다”며 “경제적·문화적 효과와 환경 비용을 함께 놓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