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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1.8억 몽땅 날렸는데…중개사가 1억 넘게 물어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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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1.8억 몽땅 날렸는데…중개사가 1억 넘게 물어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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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사기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면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도 부동산의 권리관계 등을 제대로 확인하고 설명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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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을 사실과 다르게 알린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보증금 피해액의 60%까지 인정하고, 위조된 신탁부동산 임대 동의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중개사에게는 70%의 책임을 물렸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맹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들이 공인중개사와 부동산중개법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2건에서 각각 중개사 측의 책임을 60%와 70%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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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는 두 사건 모두 공인중개사 측의 선관의무·설명의무 위반과 임차인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임차인에 '보증금 회수 가능성' 잘못 알려
    첫 번째 사건은 서울 관악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했다. 임차인은 보증금 1억8000만원에 임대차계약을 맺었지만 이후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건물 가액과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것이 문제가 됐다.


    선순위 보증금 규모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자신보다 먼저 돈을 돌려받을 임차인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보여서 후순위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 가능성과 직결된다.

    1심은 공인중개사 측의 책임을 전체 손해액의 40%로 보고 7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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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항소심은 책임 비율이 지나치게 낮다고 보고 이를 60%로 높였다. 이에 따라 중개사 측이 배상해야 할 금액도 1억800만원으로 늘었다.
    위조된 ‘신탁 동의서’ 그대로 전달
    두 번째 사건에서는 중개사가 서류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문제가 됐다.

    임차인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관광호텔 건물에 보증금 1억2000만원을 내고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해당 건물은 자산신탁회사 명의로 신탁등기가 돼 있어 실제 소유자인 수탁자와 임대인이 서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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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탁부동산을 임대할 때는 수탁자의 허락이나 동의를 받아야 임차인이 대항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당시 계약에 사용된 수탁자의 임대차 동의 관련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공인중개사는 해당 서류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임차인에게 그대로 제공했다. 결국 임차인은 대항력을 취득하지 못했고 보증금 1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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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이 사건에서 공인중개사 측의 책임을 70%로 인정해 8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1심이 책임 비율을 70%로 정하자 중개사 측이 항소했지만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중개사 측은 임차인이 해당 부동산에 계속 거주하고 있는 만큼 건물을 사용하면서 얻은 이익을 손해배상액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 “공인중개사, 높은 수준의 확인·설명의무”
    두 판결은 전세사기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거나 임차인에게 잘못 설명한 공인중개사의 민사상 책임을 무겁게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전세계약에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좌우하는 선순위 권리관계나 신탁부동산의 임대 권한 등 핵심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공인중개사가 부담하는 중요한 의무라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차계약 체결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공인중개사가 목적 부동산의 현황과 권리관계 등에 관해 보다 높은 수준의 선관의무와 설명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며 향후 유사 사건 판단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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