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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큰 돈 든다" 공포 확산…사람들 눈 돌린 '이 보험' [불신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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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큰 돈 든다" 공포 확산…사람들 눈 돌린 '이 보험' [불신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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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신 청구서'는 10월 2일 형사소송법 개정법률 시행을 한 달 앞두고 달라질 사법 환경의 사회적 비용을 짚어본다. 개정법 시행으로 보완수사권을 지닌 검사를 통해 미진한 수사를 걸러내던 장치가 사라지는 만큼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국민 개개인의 경제적 부담과 사회적 대가로 어떻게 되돌아오고 있는지 추적한다. [편집자주]

    <i>"경찰 판단이 잘못됐다고 생각해도 다시 판단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잖아요. 그 사이를 버티려면 결국 변호사가 필요한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i>

    오는 10월 2일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시행을 앞두고 변호사 선임비 등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경찰의 초동 판단이나 수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사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한번 잘못 끼운 첫 단추를 바로잡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예상치 못한 형사사건에 대비해 법률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보험이 새로운 안전망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 경찰 조사 변호사비까지…보험사가 메운 '공백'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과 특약이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변호사 선임비가 개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인 데다 수사제도 변화에 따라 경찰 조사 단계부터 법률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관련 비용도 보험의 새로운 보장 영역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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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는 앞서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 당시에도 이 같은 수요를 상품에 반영한 바 있다.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DB손해보험은 2022년 10월 업계 최초로 '경찰조사 단계 변호사선임비' 특약을 내놓으면서 상품 출시 배경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른 '보장 공백 해소'를 내세웠다. 기존에는 주로 사건이 검찰에 넘어간 이후 발생한 변호사 선임비를 보장했지만, 경찰 단계에서도 사건이 종결될 수 있게 되면서 보장 시점을 경찰 조사 단계까지 앞당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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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KB·현대·메리츠·삼성 등 손보사들이 잇따라 유사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장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 7000만원, 일부는 1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경쟁이 벌어졌다. 수사제도가 바뀌면서 개인이 부담해야 할 법률 대응 비용이 새로운 보험 영역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었고, 2023년 4월 주요 손보사들은 보장한도를 5000만원 수준으로 낮춰 조정하는 일도 있었다.
    ◇ 가정폭력·전세사기까지…법률비용 보험 '세분화'
    운전자보험 외에도 법률비용을 지원하는 보험은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교권침해나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에 필요한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거나, 가정폭력 등 특정 범죄 피해와 이륜차 배달 종사자 등 특정 직군의 법률비용을 보장하는 식이다.

    한 보험사는 지난 1월 여성건강보험에 업계 최초로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 담보를 넣었다. 가정폭력으로 이혼소송을 할 경우 심급별 1000만원,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하고 변호사 상담 서비스와 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 피해 보장도 함께 제공한다.


    전세사기 피해를 겨냥한 상품도 나왔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24년 4월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민사소송과 강제집행 과정의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뒤 소송과 강제집행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법률비용까지 보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최근 법률비용 보험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 변호사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현대해상화재보험·KB손해보험·삼성화재해상보험과 업무협약을 맺고 '형사변호사 선임비용 보장보험 연계 형사소송변호사 정보조회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보험 가입자가 형사사건 발생 시 공신력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변호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불법 사건 알선을 차단하고 변호사 선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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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에서는 앞으로도 법률비용만을 따로 떼어낸 상품이 크게 늘어나기보다는 이처럼 특정 사건이나 직군에 맞춰 필요한 보장을 더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건마다 변호사 비용도 다르고 필요한 대응 수준도 달라 법률비용만 떼서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특정 사건이나 직군에서 '이럴 때 변호사가 꼭 필요하다'는 수요가 분명해지면 보험사 입장에서도 그 부분만 골라 보장을 강화하는 상품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불송치 사례 5건 중 1건, 재수사 뒤 송치로 변경
    경찰의 첫 판단을 두고 다시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경찰청이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58만774건으로 5년 전 2021년보다 49.2% 늘었다. 같은 기간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도 2만7262건에서 5만6165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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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의 재수사 요청을 거쳐 경찰의 판단이 달라지는 사건도 매년 수천 건에 이른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한 불송치 사건은 모두 4만1건으로, 이 가운데 8808건(22.0%)이 재수사 뒤 송치로 변경됐다. 검찰이 다시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만 놓고 보면 약 5건 중 1건꼴로 경찰의 최초 판단이 바뀐 셈이다. 올해도 7월까지 재수사를 요청한 불송치 사건 7789건 가운데 1540건(19.8%)이 송치로 변경됐다.

    실제 경찰 판단을 두고 다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한문철TV'에는 폭행을 피하려 차를 움직이다 상대방을 친 운전자가 경찰에서 특수폭행 혐의로 입건된 사건이 소개됐다. 한문철 변호사는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특수폭행으로 보는 것은 가혹하다"며 검찰 단계에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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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는 인천공항 주차장에서 행인을 친 뒤 현장을 떠난 운전자에 대해 경찰이 도주치상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를 두고 "이게 뺑소니가 아니라니 제 상식이 파괴되는 순간"이라며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 판단을 다시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서도 검사가 직접 부족한 수사를 보완해온 비중은 적지 않았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5월 전국 12개 주요 검찰청이 경찰과 특별사법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처리한 사건 7만9943건 중 3만5730건(44.69%)에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했다.

    이처럼 경찰의 첫 판단이 이후 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가운데, 내달 2일부터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도 사라진다. 추가 수사가 필요해도 다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요구해야 하는 만큼 사건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사건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후에 판단을 뒤집기보다 경찰 조사 단계부터 제대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한층 커지는 셈이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수사가 한번 길어지면 몇 달씩 이어질 수 있고 경찰 인력도 부족한 만큼, 처음부터 억울한 판단이 나오지 않도록 대응하는 게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나중에 바로잡으려고 하면 시간도 더 들고 변호사 비용도 단계마다 추가될 수 있다. 그래서 아예 경찰 조사 때부터 변호사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이 늘 수 있지만, 그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김희선/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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