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1년간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향후 1년간 수익률은 한 자릿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고금리와 국제 유가 상승,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익성 부담과 반도체 고점론까지 겹쳐 하반기 극적인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다.
피터 오펜하이머 골드만삭스 수석 글로벌 주식 연구원은 2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을 비롯해 전 세계 주식시장이 지난 1년과 올해 들어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미 상당히 좋은 수익률을 거둔 만큼 앞으로는 수익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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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향후 12개월간 세계 주요 증시의 수익률이 대부분 5~9%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오펜하이머 연구원은 "대부분의 경우 향후 12개월 수익률은 한 자릿수 중반에서 후반 정도가 될 것"이라며 "모든 지역에서 지난 12개월 동안 기록한 것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 성장이 계속되는 한 여전히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라며 경기 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의 분석대로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약 12% 상승했다. 최근 중동 긴장과 국채금리 급등으로 조정받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미국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최근 장중 연 4.818%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20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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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연 3%를 넘어섰고 영국 10년물 금리는 2007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독일 10년물 금리 역시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증시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미군은 이란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 목표물을 대상으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과 역내 미군을 공격하려고 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운송과 농업, 제조업 등의 생산비용을 끌어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물가 압력이 지속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다.
미국의 투자자문 리서치 회사인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결론적으로 유가 상승이 국채금리를 끌어올리고, 높은 금리가 주식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이 되돌려질 때까지 성장주와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시장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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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골드만삭스는 경제 성장이 이어지는 한 주식시장이 향후 12개월 동안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1년과 같은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기보다는 한 자릿수 중후반보다 완만한 수익률을 예상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역시 글로벌 증시와 마찬가지로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상승 속도는 둔화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국제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성장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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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이미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 등 실적 개선 기대를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한 만큼 하반기에는 환율 하락과 반도체 고점론이 맞물리며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익 전망치가 꺾이면 피크아웃 우려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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