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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치면 무조건 운전자 잘못?"…한문철 변호사의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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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치면 무조건 운전자 잘못?"…한문철 변호사의 대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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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문철 스스로닷컴 대표변호사(사진)에게는 매달 2000건에 가까운 교통사고 영상이 들어온다. 지금까지 들여다본 블랙박스 영상만 12만 건. 수많은 사고를 분석하다 보니 반복해서 그의 눈에 밟히는 장면이 있었다. 운전자가 피하기 어려웠던 사고인데도 ‘차 대 사람 사고’라는 이유로 일정 부분 운전자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였다.

    한 변호사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 대 사람 사고라고 해서 무조건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며 “블랙박스로 운전자가 피할 수 없었던 사고라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운전자 과실 0%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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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변호사는 1995년 전국버스공제조합에서 변호사로 일하다 2000년 스스로닷컴을 세우고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보며 사고 과실을 ‘몇 대 몇’으로 분석하는 방송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2018년 개설한 그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 구독자는 현재 185만 명에 달한다.

    한 변호사는 블랙박스 확산으로 사고를 보는 기술은 달라졌는데 책임을 나누는 방식은 여전히 과거의 관성에 머물러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지난해 보험상품 개발로까지 이어졌다. 한 변호사는 DB손해보험과 보행자 사고 때 변호사 자문 비용을 지원하는 특약을 공동 개발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가입 건수는 82만 건을 넘어섰다. 운전자 과실로 처리될 수 있었던 사건 가운데 37건에서는 무과실·면책 결정이 나왔다. 한 변호사는 “차 대 사람 사고라는 이유만으로 실제로는 운전자 과실 0%이어야 할 사고가 20%로 인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보험사는 지급하지 않아도 될 보험금을 지급하고 운전자는 사고 이력 때문에 보험료까지 할증되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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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변호사는 자동차가 빽빽하게 정차한 도로에서 노인이 갑자기 무단횡단하다 차량과 부딪친 사례를 소개했다. 경찰은 민간심의위원회를 거쳐 운전자를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운전자에게 결국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한 변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해야 하는 경찰도 ‘차가 잘못했을 것’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있다”며 “보험사 역시 기존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가 최근 가장 주목하는 문제는 ‘딜레마존’이다. 녹색신호가 황색으로 바뀌는 순간 운전자가 멈추기에도, 그대로 교차로를 빠져나가기에도 어려운 구간을 뜻한다. 국내 도로교통법과 판례는 원칙적으로 황색신호가 켜지면 정지선 전에 멈춰야 한다고 본다. 그는 “정지선 바로 앞에서 황색불로 바뀌었는데 무조건 급정거하면 뒤따르는 차량과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커진다”며 “법이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행동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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