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발행된 무이자 CB 규모는 720억달러(약 96조원)다. 8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730억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올해 전체 CB 발행금액에서 무이자 CB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에 이른다.
ADVERTISEMENT
무이자 CB 발행 열풍은 AI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금이 필요하지만, 손에 쥔 현금은 부족한 AI 기업이 무이자 CB를 활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자를 포기하면서까지 무이자 CB에 몰리는 건 높은 ‘주가 변동성’ 때문이다. CB는 일정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콜옵션(주식전환권)이 포함돼 있는데 주가 변동성이 클수록 이 옵션의 가치는 상승한다. 니콜라 크레미외 미라보자산운용 전환사채 담당 총괄은 “현재 시장에 진입하는 AI 기업은 과거 발행사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크다”며 “더 가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에 이자율을 0%로 낮춰도 발행이 성사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무이자 CB 발행에 도전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올해 연 4.15%에서 4.66%로 상승하는 등 조달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다. ‘캡트 콜(capped call)’ 계약이 많아졌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캡트콜은 주가가 전환가격을 넘어 일정 수준(캡)까지 오를 경우 계약을 맺은 금융사가 대주주의 지분 희석분을 현금이나 주식으로 보상해 주는 것을 뜻한다.
ADVERTISEMENT
도리안 카렐 슈로더자산운용 총괄은 “캡트콜 구조가 없었다면 무이자 CB의 쿠폰 금리가 연 2% 수준으로 올라가 발행 기업의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