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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급'보다 수요를 분산해야 할 때입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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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공급'보다 수요를 분산해야 할 때입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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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가 용산공원에 청년 임대주택을 추진하고 서리풀 지구 등 그린벨트에도 주택 공급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는 용산공원은 무조건 그냥 공원으로만 사용해야 하고,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해 1만3000가구의 청년주택을 공급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과천 경마장 이전과 태릉골프장 이전도 계속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 구상은 모두 집값이 급등하는 강남 3구(송파·강남·서초구)와 한강 벨트의 수요를 일부 흡수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보유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번에는 20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의 집값이 폭등했습니다. 그 와중에 강남 3구는 여전히 '똘똘한 한 채'를 노리는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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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에 대규모 단지를 조성할 부지가 부족해지자, 정부와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압구정동, 반포 1·2·4주구, 방배동, 여의도 등의 재건축이 모두 완료된다고 해서 과연 집값이 안정될지는 의문입니다.

    한편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며 실입주를 강제하자, 세입자들은 언제 퇴거 통보가 올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특히 다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며 전세 물량을 시장에 내놓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전세 수요는 그대로인 채 물량만 빠르게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처럼 전세를 없애고 자가나 기업형 임대주택 위주로 시장을 개편하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그렇다고 서울과 일부 경기 지역의 집값이 하락할지도 불투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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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폭등했을 때, 많은 이가 여유자금은 물론 결혼·전세 자금까지 쏟아부으며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하자 이 자금들은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강남 3구 아파트값은 세제 개편 발표 직후 종부세 부담을 느낀 은퇴자, 고령자, 직장인의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잠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 폭이 줄어들었고, 언제든 다시 반등할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수요가 존재하는 한 '강남불패' 신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수요는 무엇일까요? 결국 '직장'과 '학군'입니다. 정부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전국에 조성했지만, 주말만 되면 상당수 인원이 가족이 있는 수도권으로 이동합니다. 세종시 공무원들에게 특별공급 혜택을 제공했음에도 많은 이들이 분양권을 전매하고 서울로 돌아갔으며, 한동안 수도권 출퇴근 버스가 대거 운행되기도 했습니다.

    잘 갖춰진 신도시를 두고 왜 서울 출퇴근을 고집할까요? 단순히 도시 기반 시설 부족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은 자녀 교육 문제입니다. 혁신도시, 기업도시,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 모두 사정은 비슷합니다. 정부가 금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을 추진하더라도, 직원들의 가족은 서울에 남아 거주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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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특히 서울 부동산으로 매수 및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핵심 원인은 자녀 교육에 있으며, 강남 3구의 핵심 동력 역시 '8학군'입니다. 반면 직장을 통해 주거 수요가 분산된 긍정적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른바 '셔세권'으로 불리는 화성 동탄역 일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 수요 덕분에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또한 핵심 인재를 확보하려는 IT·소프트웨어 기업이 성수동으로 본사를 옮기면서, 서울숲 인근 대단지와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습니다.

    결국 10년 동안 정비사업, 3기 신도시, 용산공원, 그린벨트 해제 등 수많은 공급 대책을 쏟아붓더라도, 이 핵심 수요를 분산시키지 못하면 집값 상승을 막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학군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까요? 세종시 공무원과 혁신도시 임직원 가족이 수도권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안착해 내 집을 마련하게 할 방안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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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가 전국으로 분산된다면 집값 역시 안정세를 찾을 것입니다. 과거 강북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시켜 8학군을 형성했지만, 이를 과거로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챗 GPT가 주도하는 시대에 여전히 수능 중심의 대학 입시 체제를 유지해야 할까요? 이제는 교육 수요를 분산시킬 고차원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정부는 끊임없는 수요를 무시한 채 억지스러운 주택 공급 정책만 남발했고, 그 결과 집값이 폭등해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은커녕 전세조차 구하기 힘든 환경에 처했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가 바로 전국에 쌓여 있는 악성 미분양 물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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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주택 공급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분산시킬지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단순히 대기업의 지방 투자를 유도하는 수준만으로는 수도권 수요를 분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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