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YMTC)가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발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내년 말까지 세계 낸드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YMTC의 공격적인 증설로 메모리 공급 과잉 및 가격 하락이 나타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YMTC가 대규모 IPO를 추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넘어선 세계 1위 낸드 제조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YMTC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내년 말까지 세계 낸드 시장 1위에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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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활용된다. 글로벌 낸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10억달러에서 올해 3000억달러 이상, 2030년에는 49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 24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YMTC는 올해 2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14%를 기록했다.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삼성전자 25%, SK하이닉스 22%에 이은 3위다. 2021년만 해도 4.8%에 불과하던 YMTC의 시장점유율이 불과 5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점유율도 13%에 달했다. YMTC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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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YMTC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반 아키텍처 '엑스태킹(Xtacking)' 기술을 꼽는다. 이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부분과 이를 제어하는 회로를 각각 따로 제작한 뒤 하나로 붙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반도체를 한 번에 제조하는 대신 역할별로 나눠 생산한 뒤 조립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이를 통해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기 초당 800MT 수준에서 최신 엑스태킹 4.0 기준 초당 3600MT로 크게 빨라졌고, 저장 용량도 512기가바이트(GB)에서 최대 2테라바이트(TB) 수준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270단 적층 기술까지 확보해 더 많은 데이터를 작은 칩 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YMTC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산량도 현재 월 웨이퍼 20만 장 수준이며 내년에는 월 30만 장까지 생산능력이 늘어난다.
FT는 "미국 제재를 받는 생산 장비가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과 달리 메모리 경쟁력은 적층 구조와 공정 최적화에 크게 좌우된다"며 중국 기업이 메모리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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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제품 공급망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급 불균형에 힘입어 상승해온 선두 업체들의 주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인티원의 조안나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중국 기업의 생산능력 확대가 메모리 수급 역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라며 "메모리는 세계적인 상품인 만큼 가격도 세계적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카메론 추이 JP모건프라이빗뱅크 아시아 주식 전략가 연구원은 "중국이 분명 새로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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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YMTC 모회사 CCSH는 지난 21일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에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달 규모는 약 330억위안으로, 생산시설 현대화와 연구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YMTC는 올 1분기 매출 470억위안, 순이익 334억위안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총이익률은 78.7%로 SK하이닉스(79.3%)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74.4%)보다 높다.
상장 시기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IPO가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규제당국 지침에 따라 공모가가 보수적으로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FT는 "YMTC 등의 상장은 추가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며 서방의 무역 장벽에 맞서 중국이 글로벌 기술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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