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꾼 이자람이 판소리 ‘눈, 눈, 눈’으로 다시 국내 관객을 만난다. 오는 10월 23~24일 1300석 규모 대극장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 등으로 무대를 옮겨서다. 이자람은 25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새 무대에서 새 관객을 만났을 때 어떤 눈보라 장면을 그려낼 수 있을지 나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ADVERTISEMENT
‘눈, 눈, 눈’은 이자람이 러시아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주인과 일꾼>을 판소리로 다시 쓴 작품이다. 돈 많은 상인 바실리가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겨울에 숲을 사러 나섰다가 일꾼 니키타와 함께 눈보라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자람은 해설자와 바실리, 니키타는 물론 말과 개까지 10여 개의 역할을 소화한다. 무대에는 이자람과 고수 이준형 두 사람만 선다.
이자람은 지난 아비뇽 공연에서 판소리를 처음 접한 관객들과 호흡했던 경험을 인상 깊게 꼽았다. 공연 중에 부채를 펼치면 객석에서 ‘쉬이’ 소리를 내 눈보라를 만드는 장면에서 현지 관객들은 1층에서 4층까지 일제히 소리를 보탰다. 이자람은 “추임새를 낯설어하던 관객들이 눈보라 소리를 부탁하자 기다렸다는 듯 반응했다”며 “프랑스에서 눈보라가 더 잘 휘몰아친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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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극장 무대에 오르면서 이자람은 처음 구상한 이미지에 한층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부터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무대에 눈보라 속에서 조그맣게 서 있는 그림을 떠올렸다”며 “이번에는 처음 상상했던 그림에 가까운 무대를 관객과 함께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은 이자람이 ‘프랑스 아빠’라고 부르는 데니스가 2024년에 톨스토이 단편을 권하면서 이뤄졌다. 데니스는 2년 뒤 아비뇽에서 완성된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눈,눈,눈’은 서울 공연에 앞서 9월 18~19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0월 8~9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미리 관객을 만난다. 12월 4~5일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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