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재룟값 상승 여파로 일제히 가격을 올리자 대체재로 편의점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1000원도 채 되지 않는 저렴한 제품을 내놓으며 ‘초가성비 수요’ 공략에 나섰다.
25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1분기 개인 소매점(마트) 1000개 점포의 중용량(250ml) 컵 커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저가 컵커피 제품군의 월평균 판매량이 일반 제품군 대비 72%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ADVERTISEMENT
컵 커피란 플라스틱이나 유리로 된 컵 형태의 용기에 담아 냉장 판매하는 즉석음용음료(RTD)를 뜻한다. 남양유업은 이런 시장 흐름을 반영해 이달 초 900원짜리 컵커피 신제품 2종(카페라떼, 바닐라라떼)을 출시했다. 대표 제품인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의 200ml 버전이다. 기존 제품은 250ml로, 편의점에서 13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900원 커피’는 과거 CU 등 편의점에서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출시한 이래 몇 년 만에 다시 편의점 매대에 올랐다. 고물가 장기화로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자 유업체들까지 가성비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900원이란 가격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최저가 제품인 아메리카노의 절반 수준이다.
ADVERTISEMENT
RTD형 커피의 최대 유통 채널인 편의점에서도 컵커피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7월 한 달간 세븐일레븐에서의 컵커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CU와 GS25에서도 각각 7.3%, 7.9%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유어스’(YOU US)라는 이름의 PB 상품을 판매 중인 GS25는 이달 말까지로 예정했던 할인 행사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2050원짜리 상품을 100원 할인된 1950원에 판매한다. 국내 최다 점포를 보유한 CU에선 즉석 원두커피 매출도 상승세다. PB 상품인 ‘겟(get)커피’ 매출이 올해 1~7월 전년 대비 25.1% 뛰었다. 아메리카노가 1500원(L사이즈 기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1800원(XL사이즈)으로, 2000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다. CU는 샌드위치, 햄버거, 핫도그 등 간편식과 베이커리, 군고구마 등을 커피와 세트로 구성해 할인 판매하는 전략으로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 성장세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주도하고 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메가MGC커피 앱 월간 사용자 수는 300만 명으로, 스타벅스(714만 명) 다음으로 많았다. 메가MGC커피에서 카드로 결제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작년 7월 스타벅스의 69.5%였는데, 올해는 94.9%까지 높아졌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면서 유업체들이 초저가 RTD를 내놓으며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머드커피는 이달 11일부터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사이즈 별로 200원씩 올렸다. 앞서 메가MGC커피, 더벤티, 바나프레소 등 프랜차이즈들도 최대 700원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고환율과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재료 수급이 불안해진 게 이유다.
ADVERTISEMENT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한 RTD 커피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RTD 커피는 커피에 우유, 원유 등을 일정 비율로 섞어 제조하는 만큼 소비자 가격이 원두값에 좌우될 요인이 적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비교적 음용이 편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여파로 RTD형 커피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제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