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1990년대 생산된 와일드 터키 위스키는 지금도 해외 위스키 경매에 등장하는 수집 대상이다. 특히 ‘와일드 터키 12년’은 빈티지 버번 애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돼온 제품이다. 병을 감싼 금색 포장 때문에 ‘골드 포일(Gold Foil)’이라는 별칭으로 칭해졌던 이 제품은 당시 다소 화려한 디자인 탓에 팬들이 장난스럽게 ‘치지 골드 포일(Cheesy Gold Foil)’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제품 특유의 짙은 과실향과 오크 풍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40여년 만에 이 위스키가 다시 등장했다. 수입 주류·유통기업 캄파리코리아는 ‘와일드 터키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골드 포일 에디션 16년’을 국내에 선보인다. 단 한 차례만 출시하는 한정판 제품으로 2000여병만 판다. 1980~1990년대 판매됐던 와일드 터키 12년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품이다. 개발을 이끈 브루스 러셀 와일드 터키 어소시에이트 마스터 블렌더가 지난 20일 신제품 론칭을 기념해 한국을 찾아 제품 개발 배경과 러셀 가문 3대에 걸친 버번 제조 철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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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러셀은 와일드 터키를 대표하는 러셀 가문의 3세다. 그의 할아버지 지미 러셀은 60년 넘게 와일드 터키에서 위스키를 만들어온 미국 버번업계의 대표적인 마스터 디스틸러다. 이후 아들 에디 러셀이 뒤를 이었고, 손자 브루스 역시 제품 개발과 블렌딩에 참여하고 있다.
브루스가 이번 제품을 처음 할아버지에게 선보였을 때 지미 러셀은 “나는 12년이면 만들었는데 너는 16년이나 걸렸구나”라고 농담을 건넸다. 과거 자신이 만든 12년 숙성 제품을 손자가 16년 숙성으로 재해석한 것을 두고 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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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가 숙성 기간을 16년으로 늘린 데는 이유가 있다. 1980년대 미국 위스키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웃돌아 오래 숙성된 원액이 비교적 풍부했던 시기다. 브루스는 “당시 골드 포일은 표기 숙성연수보다 오래된 원액이 포함돼 특유의 깊은 숙성감을 냈다”고 설명했다. 12년 숙성으로 표시된 제품에도 실제로는 17~18년 숙성 원액이 섞이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와일드 터키 12년이 지금보다 숙성감이 짙었던 만큼 브루스는 과거 골드 포일에서 느낄 수 있었던 농밀한 과실향과 오크 풍미를 되살리기 위해 이번 제품의 숙성기간을 16년으로 정했다. 제품은 16년 이상 숙성한 원액을 선별해 블렌딩하고 알코올 도수 60%로 병입했다. 장기 숙성 원액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비냉각 여과 방식도 적용했다. 말린 과일과 진한 오크 향에 체리 콜라와 정향, 꿀 등의 풍미가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패키지 역시 과거 제품의 흔적을 살렸다. 미국 아티스트 브렌든 램과 협업해 와일드 터키의 역사와 1980년대 골드 포일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용 케이스 안쪽에는 제품명을 상징하는 금색을 활용했다.
이번 제품은 와일드 터키가 과거 제품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오스틴 니콜스 아카이브 컬렉션’의 첫 번째 제품이다. 앞으로도 과거 브랜드 역사에서 상징적인 제품을 골라 현재의 원액과 제조 방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루스는 이번 제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사람들을 과거로 데려가고 싶었다”며 “이번 제품은 제 이름을 걸고 선보이는 첫 위스키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영감을 받아 위스키를 만들어갈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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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터키는 1940년대 미국에서 야생 칠면조 사냥에 나선 이들이 증류소에서 가져온 위스키를 즐긴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옥수수를 주원료로 새 오크통에서 숙성하며 100년 넘게 낮은 증류 도수, 긴 숙성 기간 등 전통 방식을 고수해 정통 아메리칸 버번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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