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가 미국 방산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방산 법인과 투자법인에 2억99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4150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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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자주포 사업을 비롯해 미 해군 함정 사업까지 현지에서 따내려면 생산시설과 운전자금부터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미국 방산 자회사 한화디펜스USA와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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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디펜스USA에 1억4900만달러를 넣는다. 보통주 1만4901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올해 들어 이 법인에 투입한 자금만 따져도 3000억원에 가까워진다.
한화퓨처프루프에는 1억5000만달러가 들어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500만달러를 부담하고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이 나머지 금액을 지분율에 따라 나눠 낸다.
한화가 미국 현지 법인에 잇따라 돈을 넣는 것은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디펜스USA는 최근 미 육군의 기동 전술포 시제품 개발 사업을 따냈다. K9 차륜형 자주포 6문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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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과 시험평가를 거쳐 양산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양산 규모를 10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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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적지 않지만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미국 육군이 실제 운용할 장비를 현지에서 시험하고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 거점도 마련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공장을 임차해 지상 방산 생산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칸소주에서는 탄약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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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방산 쪽 움직임도 빨라졌다.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미국 사업의 전진기지로 삼고 미 해군 함정 사업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전투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 확보도 추진 중이다.
미국 조선산업을 키우려는 정부 정책도 한화에는 기회다. 미국 내 조선소와 생산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면서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과는 다른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M&A도 병행한다. 한화디펜스USA는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를 위해 10억5000만~12억달러 규모의 제안을 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함정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모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아직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성사될 경우 미국 내 조선 생산 기반을 한층 넓힐 수 있다.
한화가 이번에 투입하는 4150억원은 이 같은 미국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금이다. K9 자주포와 탄약에서 함정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면서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현지에 구축하는 데 쓰인다.
미국 방산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제품만 잘 만드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현지 생산과 조달, 유지보수 체계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한화가 올해 들어 미국 현지 법인에 자금을 집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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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