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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봇 훈련소' 개장…현장데이터 신시장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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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로봇 훈련소' 개장…현장데이터 신시장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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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현실 데이터 확보전’으로 격화하고 있다. 하드웨어 제조 역량이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로봇이 움직이고 판단하는 데 필요한 행동 데이터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로봇 훈련센터를 가동 중인 데 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 데이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 내 로봇 훈련 거점인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를 조지아주에 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서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훈련하고 현장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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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소규모 훈련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데이터가 현대차그룹의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 훈련장에서 한정된 시뮬레이션 데이터만 수집 중인 글로벌 빅테크와 차별화한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이 로봇 데이터 판매로 2030년 연간 약 3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연내 RMAC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실제 자동차 생산 라인과 동일한 환경에서 부품을 분류하고 조립하는 훈련을 받는다. 부지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부근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에도 RMAC를 조성해 데이터를 수집, 가공하고 아틀라스 AI 모델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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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일찌감치 로보틱스 현장 데이터 확보에 나선 이유는 물리 데이터가 희소해서다. 구글 오픈소스 로봇 데이터셋인 ‘오픈X-임바디먼트’가 60여개 연구기관과 수집한 로봇 궤적은 100만개 수준이다. 미국 로봇 스타트업인 피지컬인텔리전스는 1만 시간 분량의 로봇 데이터를 축적했다. 현재까지 국내외 업체가 수집한 데이터로는 로봇이 제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예측하고 대응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엔비디아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로봇 AI 실전 훈련 데이터는 합성 데이터보다 가치가 크다. 물리적 로봇과 현실 공장이 없으면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실 데이터 수집 단가는 시간당 136달러로 시간당 0.001달러에 불과한 인터넷 데이터보다 수만 배 비싸다.


    전 세계 100개가 넘는 공장을 보유한 현대차그룹이 아틀라스를 실전 배치하면 테슬라를 제외하고 물리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보유하고도 대규모 제조 공장이 부재해 물리 데이터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엔비디아는 LG전자가 생산 현장에서 쌓은 770테라바이트(TB) 규모의 제조, 생산 데이터를 자사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와 결합하기로 하는 등 빅테크와 제조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간 협업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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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로봇 데이터 확보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자율주행 실주행 데이터 확보 경쟁에서 밀린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테슬라는 누적 84억 마일의 실주행 데이터를 축적해 완전자율주행에 가까운 성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등 기업과 손잡고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직접 데이터를 수집해 축적하는 환경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연 3만 대 이상의 아틀라스 생산 체계를 갖추고, 현대차·기아 생산 현장에 2만5000대 이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아틀라스가 축적할 물리 데이터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숙련공의 공장 내 움직임을 데이터화하는 데는 시간당 100달러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직접 공급하거나 아틀라스가 확보한 물리 데이터를 토큰화해 글로벌 제조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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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증권은 RMAC의 연간 데이터 가치가 올해 400만달러(약 55억5000만원)에서 2030년 110억달러(약 15조2700억원)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루 20시간씩 연간 250일 동안 로봇 3만 대를 가동한다는 가정에서다. 여기에 데이터의 절반을 외부에 판매하면 연간 55억달러(약 7조6400억원)의 매출과 27억달러(약 3조75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추산했다.

    중국 빅테크도 로봇 기업에 베팅…'피지컬 데이터' 패권 전쟁
    애지봇엔 텐센트·징둥닷컴이 투자…메이퇀은 갤봇에 초기 투자
    중국 빅테크들이 로봇 데이터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자국 로봇 기업과 손잡는 사례도 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쌓은 자본력을 앞세워 피지컬 AI 시대 로봇 학습 데이터와 로봇 AI 플랫폼 선점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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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상장한 중국 1위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의 기업공개(IPO) 자료에 따르면 중국 3대 빅테크(메이퇀, 텐센트, 알리바바)가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메이퇀 계열사들은 상장 후 기준 유니트리 지분 총 8.68%를 보유해 종가 기준 지분가치가 297억위안(약 6조1476억원)에 달했다. 2024년 2월 처음 투자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린 결과다. 메이퇀은 음식 배달과 호텔·식당 예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1위 생활 플랫폼 업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설립한 순웨이캐피털 관계사도 유니트리 지분 3.98%를 보유해 종가 기준 지분가치가 136억위안(약 2조8150억원)이었다. 텐센트(0.54%), 알리바바그룹 자회사 항저우하오웨(0.40%) 등도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알리바바는 관계사 앤트그룹을 통해 0.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빅3 빅테크가 일제히 로봇 기업 투자에 나선 이유는 AI 경쟁이 현실 세계의 로봇 학습 데이터로 확장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챗GPT 등장으로 시작된 생성형 AI가 인터넷에 축적된 텍스트와 이미지 등을 학습한 대규모언어모델(LLM)로 발전했다면, 로봇 데이터는 현실 세계에서 취합한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로봇이 실제 작업 환경에서 수집한 행동 결과 등이 포함된다.

    로봇 기업 입장에서도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과 별개로 이를 움직일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거대 AI 모델과 학습 및 추론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요하다. 빅테크와 협업이 불가피한 구조다. 하드웨어에 강점이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구글,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봇 데이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에 따르면 로봇 데이터 시장은 지난해 1043억위안(약 22조원)에서 2030년 7075억위안(약 150조원)으로 일곱 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중국 빅테크의 로봇 기업 투자는 유니트리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주관사 선정 등 IPO 작업에 들어간 애지봇은 텐센트와 징둥닷컴이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메이퇀은 또 다른 로봇 회사인 갤봇의 초기 투자자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도 로봇 데이터 시장 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에서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기업은 현대차그룹 정도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를 제조 현장에 투입하고, 이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에 로봇 훈련을 위한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 문을 열었다.

    여기에 최근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를 자사 공장에서 양산하기로 하면서 로봇 데이터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쓰비시차는 교토공장의 유휴 라인에서 월 1000대 규모로 휴머노이드를 생산해 자사 공장에 우선 배치하는 등 데이터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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