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지난 12일부터 사흘 동안 시각장애인에게 사실상 '먹통'이 됐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일반 이용자에게는 앱이 정상 작동했지만, 시각장애인에게 필수인 음성 안내 기능에 오류가 생기면서 메시지 입력조차 어려웠다.23일 관렵업계에 따르면 문제는 카카오톡의 '보이스오버' 기능에서 발생했다. 보이스오버는 스마트폰 화면의 텍스트와 입력 자판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능이다. 시각장애인이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 쓰는 데 필요한 핵심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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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상태에서는 자판을 누를 때마다 해당 글자가 바로 음성으로 안내된다. 하지만 이번 오류 때는 음성 안내가 한 줄 가까이 늦게 나왔다. 이용자는 지금 어떤 글자를 입력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시각장애인인 양남규 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사는 "사실상 재난 수준이었다"며 "글자를 입력해도 엉뚱한 소리가 나와 사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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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이동, 금융, 공공 서비스, 인증 등과 연결된 생활 플랫폼이다. 보이스오버 오류는 시각장애인에게 메시지 몇 개를 못 보내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주요 통로가 막히는 일에 가까웠다. 양 전 이사는 보이스오버가 정상 작동하는 기본 메시지 앱에서 글자를 입력한 뒤 이를 복사해 카카오톡에 붙여 넣는 방식으로 앱을 사용해야 했다.
카카오는 이용자 제보를 받은 뒤 긴급 수정에 들어갔다. 카카오 관계자는 "12일 배포된 iOS 버전에서 보이스오버 기능 사용 시 음성 출력 오류 발생을 확인했다"며 "문제를 인지한 후 오류 수정 핫픽스를 14일에 배포했고, 카카오톡 최신 버전 업데이트 시 정상 이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오류는 시각장애인이 겪는 디지털 장벽을 다시 드러냈다. 앱 자체가 멈추지 않아도 보조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장애인 이용자에게는 서비스가 중단된 것과 다르지 않다.
앱 업데이트도 부담이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폰 보조기기를 개발하는 리보(Rivo)의 정유라 이사는 "앱 업데이트가 수시로 되니, UI(사용자 환경)가 바뀌어버리면 시각장애인들은 새로 적응하기 매우 어렵고 '이번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며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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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중심으로 바뀌는 앱 환경도 장벽이다. 보이스오버는 주로 텍스트를 읽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미지 속 정보는 읽지 못하고 '이미지'라고만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앱에서도 서로 다른 버튼이 모두 '버튼'이라고만 읽히거나 로그인 키패드 접근이 어려운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시각장애인 당사자를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로 두고 이모티콘 대체 텍스트 제공, 접근성 서포터즈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접근성 전담 조직을 두고 전자점자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접근성 개선을 기업의 선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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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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