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은 클수록 가성비가 좋다는 공식이 편의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여행이나 외출을 앞두고 갑자기 클렌징 제품이 필요하다면 160~200mL짜리 본품보다 가방에 바로 넣을 수 있는 30mL짜리 제품이 더 유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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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가 지난해 6월 마녀공장과 함께 내놓은 ‘퓨어딥클렌징폼 30mL’와 ‘퓨어딥클렌징오일 30mL’가 대표적이다. 마녀공장의 인기 클렌징 제품을 편의점 소비에 맞춰 용량을 대폭 줄인 전용 상품이다.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오히려 판매량은 더 늘고 있다.
25일 GS25에 따르면 이들 제품의 지난달 매출은 출시 초기인 지난해 6월보다 158.3% 증가했다. GS25가 판매하는 소용량 뷰티 상품 60여 종 가운데 매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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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L를 30mL로…“작게 만드는 것도 상품기획”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3000원이다. 기존 마녀공장 퓨어딥클렌징폼 본품은 160mL, 클렌징오일은 200mL지만 편의점 전용 제품은 모두 30mL로 만들었다. 특히 클렌징오일은 동일 용량으로 환산하면 본품보다 약 2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했다.
이정민 GS25 라이프리빙팀 MD는 이 상품의 경쟁력을 단순히 ‘미니 사이즈’에서 찾지 않았다.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을 편의점에서 실제로 구매하는 상황에 맞춰 다시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 MD는 “여행이나 외출 때 클렌징 제품이 필요한 소비자가 많지만 본품은 휴대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필요한 순간 필요한 만큼 구매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용량과 가격, 휴대성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뷰티의 주요 소비층도 젊다. 두 클렌징 제품 매출 가운데 10~30대 여성 고객 비중이 약 45%를 차지한다. 여행이나 외출을 앞두고 필요한 제품을 즉석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많은 것으로 GS25는 보고 있다. 마녀공장 소용량 클렌징 제품은 일반 주거 상권뿐 아니라 인천공항과 리조트, 호텔 등 여행객이 몰리는 상권에서 특히 높은 매출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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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하나를 편의점용으로 바꾸는 과정도 생각보다 복잡하다. GS25는 기존 제품의 용량만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가격과 패키지, 매대 진열 방식까지 다시 설계했다. 소비자가 짧은 시간 안에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편의점 특성상 패키지만 봐도 제품의 용도와 특징을 바로 알 수 있어야 해서다.
매대에 제품을 올려놓는 진열용 패키지(RRP)도 별도로 검토한다. 상품이 가격표 주변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작은 제품이 다른 상품 사이에서 묻히지는 않는지까지 따진다. 이 MD는 “브랜드가 생각하는 좋은 상품과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상품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기능을 많이 담는 것보다 제한된 공간과 짧은 구매 시간 안에 소비자가 상품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화장품도 ‘지금 바로’…편의점식 뷰티 커진다
편의점에서 잘 팔리는 화장품의 공통점도 뚜렷해지고 있다. 고기능·고사양보다는 작고 휴대하기 쉬우며 별도의 도구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GS25에서는 손앤박 멀티스틱과 리틀리위찌 립글로스처럼 가방에 넣고 다니다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소용량 클렌징폼과 바디워시, 기초화장품 등 여행이나 헬스장에서 필요한 생활형 뷰티 상품도 매출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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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가 보는 핵심은 특정 화장품 제형이 아니다. ‘지금 바로 쓸 수 있느냐’다. 온라인이나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에서는 소비자가 성분과 기능, 가격을 오랫동안 비교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편의점에서는 패키지와 브랜드, 가격을 보고 자신에게 당장 필요한 상품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 때문에 GS25는 유명 브랜드 제품을 그대로 가져와 판매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편의점 전용 상품을 공동 기획하는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편의점에서 새로운 구매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협업 기준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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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구매 가능성도 중요한 잣대다. 호기심이나 낮은 가격으로 첫 구매를 끌어낼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매출을 내려면 실제 생활에서 반복적으로 필요한 상품이어야 한다. 클렌징과 립케어, 선케어, 보습 제품처럼 사용 빈도가 높거나 여행·외출 때 반복적으로 필요한 상품을 GS25가 주목하는 이유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작다고 가볍게 보지 말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제품인지 먼저 보라”며 “소용량 제품을 이용해 부담 없이 새로운 제품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뷰티 소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