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증권사 사이에서 종합투자계좌(IMA)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2~3년간 기업대출 등에 굴릴 수 있고, 장기 고객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모집 한도를 채우자마자 후속 상품을 내놓고, 기준수익률을 높이거나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판매처도 넓히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모집했거나 모집을 예고한 상품만 4200억원어치 규모다.
하루 만에 1200억원 채웠다…완판 행진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18일부터 모집한 'N2 IMA1 중기형 3호'는 모집 개시 하루 만에 목표금액인 1200억원을 모두 채웠다. 당초 이날까지 판매할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일찍 모집을 마쳤다.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을 기존 연 4.0%에서 연 4.5%로 높인 점이 고객의 관심을 끌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미래에셋증권도 이날부터 1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 IMA 4호'를 모집한다. 앞서 선보인 1~3호가 모두 모집 한도를 채우자 후속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만기는 3년이며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은 기존 연 4%에서 연 5%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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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부터 200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 IMA S6'을 모집하고 있다. 영업점과 자체 모바일 앱뿐 아니라 토스뱅크에서도 직접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뱅크에서는 상품 소개 페이지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앱으로 연결해 가입할 수 있다. IMA 출시 횟수와 모집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판매 접점도 넓히고 있는 것이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받은 자금을 회사채와 기업대출,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한 뒤 운용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만 취급할 수 있으며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사업을 하고 있다.
장기자금·고객 확보 '두 토끼'…후발주자도 채비
후발주자의 진입 가능성도 있다. KB증권은 지난 6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IMA 등 미래 성장사업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ADVERTISEMENT
대형 증권사들이 IMA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장기 운용자금을 확보하고 수익원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IMA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등에 활용하면 투자은행(IB) 사업의 투자 여력을 키우고, 증시 상황에 민감한 위탁매매 수익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IMA는 증권사가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인가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사업자 자격을 얻는 것 자체로도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과의 관계를 단순한 주식 매매에서 중장기 자산관리로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증권사들은 IMA 가입 고객에게 다른 금융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어 장기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먼저 고객과 운용 경험을 확보하려는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IMA는 새롭게 키워야 할 사업인 만큼 중요도가 높다"며 "2~3년 뒤 초기 상품에서 양호한 수익률이 확인되면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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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횡보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IMA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시각"이라며 "실제 주식 외에 중장기 자금 운용처를 찾는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커질수록 운용 경쟁…원금 지급이어도 유의
향후 IMA 시장의 경쟁은 상품 판매 규모뿐 아니라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만기 때 원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원리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기업대출과 회사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IMA 시장이 커질수록 이 같은 우량 투자처를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자본시장연구원은 IMA가 증권사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IMA의 긍정적 효과로 "국내 종투사들이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는 체급과 전문성을 갖추게 되는 등 한국형 IB의 질적 도약 기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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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투자자는 원금 지급과 예금자보호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박 연구원은 "IMA는 원금 지급형 상품이지만 예금보험 보호 대상이 아니며, 원금 지급이 증권사 자체 신용에 기초하므로 부도나 파산 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제시되는 기준수익률은 성과보수 산정을 위한 기준일 뿐 정기예금 금리와 같은 확정 수익률이 아니라는 점을 투자자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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