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3일 16: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국내 상장 벤처캐피털(VC)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과거 투자한 포트폴리오에 대한 회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투자해놓은 인공지능(AI)·빅테크 기업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인한 평가이익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
기투자 포트폴리오 회수 성과가 실적 좌우
23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내 상장 VC 18곳 가운데 전년 대비 상반기 영업수익이 늘어난 곳은 15곳으로 집계됐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346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98% 증가했다. 아주IB투자도 같은 기간 278억원에서 783억원으로 182% 올랐다. L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아주IB투자가 1000%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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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보수와 성과보수 모두 전반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 VC의 수익구조는 크게 펀드를 운용하며 받는 관리보수와 펀드의 회수 성과에 따라 받는 성과보수로 나뉜다. 관리보수는 펀드를 운용해주는 대가로 VC가 정기적으로 받는 돈을 뜻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 기반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성과보수는 펀드가 목표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을 때 발생하는 인센티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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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와 모태펀드 출자가 이어지면서 신규 펀드 결성이 활발해졌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이 늘어난 VC들은 관리보수도 확대됐다.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성과보수가 이끌었다. 작년 상반기 성과보수 0원이었던 스톤브릿지벤처스는 올 상반기 265억원을 기록했다. LB인베스트먼트도 42억원에서 106억원으로 늘었다. 아주IB투자와 DSC인베스트먼트도 올 상반기 성과보수로 각각 139억원과 43억원을 챙겼다.
최근 주춤하고 있는 IPO 시장 분위기와는 사뭇 상반된 기록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성과보수 급증이 최근 IPO 시장 상황과는 연관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VC의 성과보수는 당해연도 시장 상황보다는 수년 전 결성된 펀드의 투자 성과와 회수 시점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벤처펀드의 기준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으로 6~8% 수준이다. 펀드 수익률이 이를 넘어서는 구간에 들어가면 초과수익에 대한 ;캐리수익'가 발생한다. 캐리수익은 운용사가 기준수익률을 초과해 거둔 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보수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초과 수익이 확정된 펀드의 경우 청산 전 향후 지급받을 성과보수를 회계장부에 미리 반영한다.
결국 올해 성과보수가 늘어난 것은 과거에 투자한 펀드의 회수 성과가 올해 실적에 나타난 결과에 가깝다. 상장뿐 아니라 세컨더리와 구주매각 등 비상장 상태에서 지분을 처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특정 펀드에서 일부 포트폴리오가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 전체 펀드가 캐리 구간에 진입하면서 성과보수가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리브스메드, 아주IB투자는 미국 바이오기업 아셀릭스 지분을 매각한 영향이 컸다.
‘캐리’ 터진 VC들…AI 투자도 평가익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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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스타트업 보유 지분에 대한 평가이익도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최근 미국 스페이스X,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딥엑스, 업스테이지 등 빅테크·AI 기업에 VC 자금이 집중됐다. 아주IB투자와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DSC·TS·LB인베스트먼트와 나우IB, 엑스페릭스는 퓨리오사AI에 투자한 VC이다. 후속 투자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보유 지분의 평가이익을 인식할 수 있다. 비상장기업은 후속 펀딩이 이뤄질 경우 공정가치가 재평가되고 그 차익이 회계상 영업수익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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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모든 VC가 같은 흐름을 보인 것은 아니다. 코스닥 상장 전환사채(CB) 투자가 많은 하우스의 경우 최근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결국 개별 VC의 실적은 IPO 시장 전체보다 어떤 펀드를 운용하고 어떤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는지에 따라 크게 갈렸다.
다만 상반기 실적을 VC 업계의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과보수와 평가이익은 특정 포트폴리오의 회수 시점이나 기업가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적 개선에도 주가는 좀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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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간 상장 VC 19곳 중 주가가 오른 곳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정도에 그쳤다. 성과보수와 평가이익은 일회성 성격이 강해 배당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VC는 펀드 결성을 위해 GP 출자금도 마련해야 해 이익을 배당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