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뚝 떨어지는데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는 계속 오르고 있어요. 중간에 그만두려 해도 계약 관계가 있어 그만둘 수도 없고요. 지금 거의 봉사활동 수준이에요."20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5년째 이곳을 운영해온 A씨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소식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대기업에서 30년을 일하다 자영업에 뛰어들었다는 그는 "회사 다닐 때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정부가 노동자를 생각하는구나' 싶었는데, 자영업자가 돼보니 인건비에 전기료 등 각종 비용까지 내고 나면 가져가는 게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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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으로 매출 회복은 더딘데 인건비 부담이 계속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람을 쓰는 자영업자는 10년 전보다 줄고 '나 홀로 사장님'은 늘어난 가운데,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거나 직접 장시간 근무하며 인건비를 아끼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 "알바비만 수백만원"…주휴수당에 '쪼개기'도
23일 국세청에 따르면 전국 편의점 사업자 수는 2017년 3만7458곳에서 2023년 5만3242곳까지 늘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5년 5만1748곳, 올해 6월 5만1681곳까지 줄었다. 한때 대표적인 소자본 창업 업종으로 꼽혔던 편의점마저 포화와 비용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점포 수가 줄기 시작한 셈이다.

자영업 전반에서도 사람을 쓰는 사업자가 줄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017년 7월 158만7000명에서 올해 7월 149만9000명으로 10년 새 8만8000명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4만4000명에서 430만8000명으로 16만4000명 늘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도 사람을 고용하는 자영업자는 2018년 수준보다 여전히 16만명가량 적어, 자영업의 '나 홀로 영업' 구조가 과거보다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소비 부진뿐 아니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주 사정이 악화되면 아르바이트 인력을 줄이거나 폐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편의점·외식업 등에 의존해온 대학생 등 청년층의 생계형 일자리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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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지난 5일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 고시했다. 올해(1만320원)보다 3.7% 오른 금액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223만630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이다.
A씨는 "시급을 1만원으로만 잡아도 한 달 내내 24시간 아르바이트를 쓰면 인건비가 720만원"이라며 "절반만 써도 350만원이 나간다. 우리 가게가 지금 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는 점주는 인건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안 쓰고 심야에 매장에서 그냥 눕는다"며 "거의 노예 생활"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B씨는 주휴수당 부담을 호소했다. 그는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치 급여를 더 줘야 하는 주휴수당 때문에 다들 15시간 미만으로 근무 시간을 자를 수밖에 없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시간을 쪼개서 여러 곳을 다니는 이유"라고 했다. 이어 "인건비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주휴수당 개선이나 소상공인 지원 같은 보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도 우려했다. B씨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물가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면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이라며 "몇백원 올린다고 저희 매장은 당장 큰 타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한 물가 상승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 "고용노동부의 무책임한 탁상행정"

소상공인연합회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공연은 확정 고시에 앞서 지난달 27일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고 고용 축소를 앞당긴다"며 재심의를 요청하는 이의제기서를 제출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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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소공연은 서울행정법원에 최저임금 고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다. 소공연이 최저임금 고시 취소 소송을 낸 것은 인상률이 역대 최고인 16.4%였던 2018년 이후 두 번째다. 송치영 회장은 "올해 상반기 자영업 폐업 건수가 통계 작성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파국적 상황에서 고용노동부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와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자영업 폐업 건수는 62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4만4000건)과 비교하면 14.7% 급증했고, 코로나19 국면이던 2022년 상반기(57만8000건)보다도 8%가량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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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완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대부분 소상공인·자영업자"라며 "중견기업 이상은 최저임금 이상을 다 주기 때문에 경계선에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제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주휴수당 폐지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폐지 자체가 또 하나의 논쟁거리인 만큼 차선책으로 일본처럼 지역별·직종별로 차등을 두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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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신현보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