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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격제한 조건으로 석화 재편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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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격제한 조건으로 석화 재편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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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1호 프로젝트인 충남 대산 석화단지 기업결합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로 승인했다. 지난해 11월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신청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사업 재편 첫 사례가 나왔지만, 업계에선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조정 목적의 통합에 공정위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건 것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업자 줄어 과점 심화

    공정위는 롯데케미칼과 롯데대산석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이 신청한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20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한 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통합 법인 지분을 50 대 50으로 보유하는 기업결합이다. 양사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일부 폐쇄하고, 설비 가동률을 높여 사업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번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자가 한화솔루션, LG화학,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등 네 곳에서 세 곳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국장은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 LDPE와 EVA 시장의 과점이 심화돼 저수익 품목 생산 중단, 가격 인상 발생 가능성 등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 방향과 배치”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년간 시정 조치를 이행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내줬다. 우선 HD현대케미칼이 LDPE와 EVA 가격을 인상할 땐 국내 가격 인상률을 수출 가격 인상률보다 낮게, 가격을 낮출 땐 수출 가격 인하율보다 국내 가격 인하폭을 더 높게 설정하도록 했다. 현재 생산 중인 세부 제품을 국내 수요자가 요청하면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시정 조치는 5년 뒤 연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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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선 이런 공정위 요구가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재편 방향과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판매 가격을 조정하지 못하면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정 제품을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도 설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데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끼리 통합을 추진하는데 경쟁 제한 우려를 제기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런 기조 아래에선 2호, 3호 프로젝트도 경쟁 제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사전심사 신청 후 공정위 최종 승인을 받는 데까지 9개월이 걸렸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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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현대케미칼은 협력 업체를 위한 상생협력 방안도 내놓기로 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와 별개로 기업이 자진해 상생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합 승인을 빌미로 상생안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위는 여수 석화사업 재편 프로젝트도 엄격한 잣대로 심사하고 있다. 지주회사 행위 제한 규정을 문제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비상장사일 경우 지분 5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통합 여천NCC를 ‘3 대 3 대 3’ 합작사 형태로 세우다 보니 이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예외 규정을 적용받으려면 공정위에서 공동출자법인으로 승인받아야 한다.


    박종관/강해령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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