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을 크게 써붙이는 대신 고사리 파스타와 두부강정, 비빔밥을 내놓는다. 음식에 고기와 달걀, 유제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지만 이를 굳이 전면에 강조하지도 않는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식물성 외식 브랜드 ‘플랜튜드’가 채식주의자만을 겨냥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건 음식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플랜튜드는 현재 서울 코엑스와 용산 아이파크몰, 고덕 등 3곳에서 영업하고 있다. 2022년 5월 코엑스에 1호점을 연 뒤 2023년 용산, 지난해 고덕으로 매장을 늘렸다. 올해 1월 기준 누적 방문객은 48만2000명, 누적 메뉴 판매량은 60만1000개를 넘어섰다. 풀무원이 집계한 재방문율도 5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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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튜드는 비건 식당이면서도 ‘비건’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2022년 출범 당시 풀무원은 플랜튜드를 ‘식품기업 최초 비건 인증 레스토랑’이라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보도자료와 브랜드 소개에서 ‘식물성 외식 브랜드’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특별식이라는 이미지보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한 끼라는 점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대표 메뉴는 고사리 오일스톡 파스타와 모둠버섯 두부강정, 크럼블 두부 비빔밥 등이다. 떡볶이와 카레, 파스타처럼 소비자에게 친숙한 음식에서 고기와 유제품 등 동물성 원료를 빼는 식이다. 최근 여름 메뉴에도 쿨 누들과 비빔밥 등을 넣었다. ‘콩고기와 샐러드’로 대표됐던 과거 비건 음식의 이미지를 벗어나 메뉴 선택지를 일반 외식점 수준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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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대중화에 중점을 뒀다. 플랜튜드는 출범 초기부터 주요 메뉴를 1만원대 안팎으로 책정했다. 비건 음식은 일반 외식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 외식업계에서는 일부 수입육이 채소나 특수 식물성 원료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경우도 있어, 고기를 빼면 음식값도 싸질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과 달리 식물성 메뉴의 원가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대체육과 견과류, 버섯 등 여러 원료를 사용하고 별도 조리 공정까지 필요한 점도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국내 식품업계의 식물성 식품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한때 식품기업들은 ‘비건’을 독립적인 소비자층으로 보고 대체육과 채식 전용 제품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비건 소비층만으로 시장을 크게 키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최근에는 육식을 하더라도 가끔 식물성 음식을 선택하는 ‘플렉시테리언’까지 소비층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랜튜드 역시 엄격한 비건 인증은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채식’보다 ‘맛있는 한 끼’에 가깝게 가져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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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인 메뉴를 강화하면서 고객층도 넓어지고 있다. 가족 단위 유동인구가 많은 고덕점에는 키즈 메뉴와 테이크아웃 메뉴, 비건 커피 등 카페 메뉴까지 추가했다. 기존 코엑스·용산점의 인기 메뉴에 고덕점 전용 메뉴를 더해 총 30여 종을 갖췄다. 모든 메뉴는 비건 인증을 유지한다.
외국인 수요도 커지고 있다. 코엑스점은 해외 비건 식당 검색 플랫폼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외국인 방문 비중이 약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플랜튜드의 수도권 추가 출점뿐 아니라 오피스 상권 로드숍과 카페형 모델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플랜튜드 브랜드를 들여오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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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식품을 비건 소비자만을 위한 상품으로 한정하면 시장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며 “건강이나 환경을 생각해 한 끼 정도 식물성 메뉴를 선택하는 일반 소비자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시장 확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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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