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전환, 이른바 AX 시대를 맞아 전력망과 교통망을 함께 구축하는 '국가 인프라 복합화'가 핵심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등 첨단 산업 시설이 늘면서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송전망 건설 등은 주민 민원과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연구단체 미래국토인프라 혁신포럼과 대한토목학회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AX 대전환시대 국가 인프라 복합화 구현을 위한 법·제도 마련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ADVERTISEMENT
이날 참석자들은 첨단 산업 기반시설을 제때 공급하려면 전력망을 도로나 철도 등 기존·신규 교통 인프라와 함께 설계하고 구축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송전탑이나 전력 시설을 따로 짓는 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입지 갈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인프라 복합화는 고속도로, 철도 노선 등 공공부지에 송전 케이블 등 전력 설비를 함께 배치해 공동으로 구축·운영하는 방식이다. 중복 투자를 줄이고 인허가 절차를 한 번에 밟을 수 있어 사업 기간 단축 효과도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ADVERTISEMENT
발제를 맡은 최재성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AI 시대에 수도권 쪽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민 민원 등 이유로 송전망 건설은 지연되는 게 현실"이라며 "전력망을 구축할 때 고속도로나 철도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비용 절감 사례도 소개됐다. 최 연구위원은 2014~2015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공항철도 사이 철도보호구역 등을 활용해 전력계통을 보강한 사례를 들며, 공사비를 30% 줄이고 공사 기간을 12개월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런 복합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면 국가인프라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국토인프라 혁신포럼과 대한토목학회가 마련한 법안은 대통령 직속 국가인프라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 단위 국가인프라 전략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래국토인프라 혁신포럼 대표인 송석준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경기 이천)은 "단기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전체의 미래를 바라보고, 상생과 조화의 정신을 담은 국가인프라기본법과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ADVERTISEMENT
연구책임의원 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을)은 "신기술이 현장에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게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고 2027년 AI 융합 예산이 차질 없이 확보될 수 있게 지원군이 되겠다"고 피력했다.
한승헌 대한토목학회장은 "AX 대전환 시대를 맞아 전력과 교통 등 국가 인프라의 복합화는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