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8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정부 초안을 10월 정기국회 중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 차등화 방안은 다음 주 공청회를 통해 정부안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역차등요금제'→'산업용 지역요금제'로 명칭 변경
지역차등요금제에 대해 김 장관은 "당초 이번 주 공청회에서 전기요금제 기본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을지연습 기간과 겹쳐 다음 주로 미뤄졌다"면서 "국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의원들의 문제제기를 반영해 명칭을 '산업용 지역요금제'로 명확히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일반 국민 요금까지 차등화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 명칭을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초안 공개 이후에는 여론 수렴을 거쳐 행정안전부와 함께 세부 분류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12차 전기본 박차
김 장관은 12차 전기본 수립과 관련해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면서 "전기 수요 재예측을 포함한 본격적인 공론화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당시 단일 목표 대신 부처 협의와 공론화를 거쳐 53~61% 범위형으로 정했던 전례를 언급하며, 전기본 역시 같은 방식(공론화)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ADVERTISEMENT
쟁점은 2040년 석탄발전 중단 시점과 맞물린 잔여 발전기 처리 문제다. 김 장관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기 60기 중 2040년 시점에도 법적 설계수명(30년)에 도래하지 않는 발전기가 20기에 달한다. 그는 "이 발전기를 어떻게 대체할 것인지,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모두 중요하다"며 "봄·가을철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출력 충돌 시 필요한 배터리·양수발전 규모도 정밀하게 재예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스발전 확대에 따른 탄소 감축 방안도 공론화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필요 전력량이 20GW 가량 올라간 상황이다. 이에 1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을 반영할지 여부에 대해선 "장관 개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토론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원전 계속운전 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각국 사정에 따라 다르며,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을 뿐 직접 추진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사안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아닌 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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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포함 여부에 대한 공론화 방식과 횟수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년 빈도 폭우 상시화"…극한호우 대응 체계 정비
최근 영남 지역에 일일 예보치 최대 기준(200mm 이상)를 크게 웃도는 900mm의 폭우가 내린 것과 관련해 김 장관은 "과거 30~50년 빈도에 대비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200년 빈도의 극한호우가 반복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이때문에 '200년 빈도'라는 말도 무색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을 '감축'과 '적응' 두 축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감축 측면에서는 현재 430ppm(1ppm은 100만분의 1)까지 오른 대기 중 탄소 농도를 전 지구적으로 450ppm 이내에서 억제하고 장기적으로 350ppm까지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적응 측면에서는 기상청 레이더 픽셀을 세분화하고 위성 장비 협력을 통해 예보 정밀도를 높이는 한편, 피해가 심각한 지역을 우선으로 하수관로와 자연 배수 시스템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행정 조직 차원에서는 "기후위기가 현실화될수록 기후부는 물론 재난 대응을 총괄하는 정부 시스템도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부족함 없이 조달"
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확보 문제에 대해 김 장관은 "초순수는 댐에서 공급이 불가피하지만, 냉각수는 하수 재활용과 나주호·장성호 등 농업용 댐 용수 전환을 병행해 부족함 없이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하루 물 사용량 60만t 중 약 30만t을 하수 재활용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댐 신설과 관련해서는 당초 동복댐 증고와 동복천댐 신설을 함께 검토했으나, 동복천댐은 수몰 면적과 생태 파괴가 크다는 이유로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생태 피해가 적은 동복댐 증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신규 댐 14곳 중 7곳은 주민 반대와 절차상 하자, 대안 존재 등을 이유로 이미 제외됐으며, 나머지 7곳에 대해서는 필요성과 규모, 대안을 정밀 검토하거나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8월 중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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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공급을 위한 49번 지방도 지중화, 황룡강 둔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환경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등 일각에서 제기한 기후부의 '에너지 편중, 환경 소홀' 비판에 대해서는 "깊이 새겨야 할 지적"이라면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경 훼손 없이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 임무"라고 답했다.
송전망 병목, "피해 지역엔 적정 보상과 지역 소득 연계"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데이터센터(AI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20.7GW 규모의 전력 수요 증가와 관련해, 김 장관은 하남·당진·신가평 등 주요 구간의 송전망 병목 해소 방안을 제시했다.그는 "신설 철탑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철탑을 최대한 복층화하고, 마을 주변은 최대한 지중화하겠다"면서 "그럼에도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에 지원되는 km당 20억원을 활용해 직접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해당 지역이 햇빛소득·계통소득에 우선 접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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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선정위원회 절차도 민주화해 송전망 노선 결정 과정에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할 계획이다. 신가평 구간은 송전망은 4GW 규모로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신하남 구간은 지역 위원장들과 두 달간 피해 최소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역 국회의원인 김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당 복귀설에 대해선 "장관 인사는 인사권자(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나도 스스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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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