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의 지지 기반이 무당파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 당시 52%였던 무당파층의 내각 지지율은 올해 7월 27%까지 떨어졌다. 전체 유권자의 약 40%를 차지하는 무당파층의 이탈이 전체 내각 지지율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자체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다카이치 내각은 출범 초기 무당파층의 강한 기대를 받았다. 무당파층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57%까지 상승했다.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강한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자민당 자체 지지율은 20%대에 머물러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은 무당파층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였다.
ADVERTISEMENT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올해 1월부터다. 다카이치 총리가 정기국회 초반 중의원을 해산하면서 무당파층 지지율은 전월보다 11%포인트 떨어진 46%로 내려앉았다. 당시 무당파층의 52%는 총선보다 예산안 처리를 우선했어야 한다고 답했다. 중의원 해산으로 물가 대책을 포함한 예산 집행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불만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무당파층이 가장 중시한 정책은 물가 대책이었다. 지난해 10월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에 요구하는 정책으로 ‘물가 대책’을 꼽은 비율은 85%에 달했다. 경기 대책 59%, 정치자금 문제와 사회보장 50%를 크게 웃돌았다.
ADVERTISEMENT
하지만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기대는 불만으로 바뀌었다. 3월 조사에서 다카이치 정부의 물가 대책을 ‘평가한다’는 무당파층 응답은 11%에 그쳤고, 4월에는 물가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이 51%에 달했다. 무당파층 지지율은 4월 38%, 5월 35%로 하락했고 5월부터는 불지지율이 지지율을 앞섰다.
7월에는 개정 황실전범이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무당파층 가운데 개정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8%에 불과했고 46%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옛 미야케 출신 남계 남성을 양자로 받아 황족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에 대한 찬성은 14%에 그친 반면 여성 천황을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72%에 달했다.
이 영향으로 7월 무당파층의 내각 지지율은 전월 대비 7%포인트 떨어진 27%를 기록해 처음으로 30%를 밑돌았다. 전체 내각 지지율도 한 달 만에 10%포인트 하락한 41%를 기록했고, 불지지율은 44%로 출범 후 처음 지지율을 넘어섰다.
다만 자민당 지지층에서는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견고하다. 자민당 지지층의 내각 지지율은 6월까지 90% 안팎을 유지했고 7월에도 85%에 달했다. 핵심 지지층은 결집한 반면 무당파층이 빠르게 등을 돌리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ADVERTISEMENT
마이니치는 출범 초기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을 떠받쳤던 무당파층이 이제는 반대로 지지율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과 함께 황실제도 등 주요 정책에서 중도·무당파층의 공감을 되찾을 수 있느냐가 다카이치 정권의 향후 지지율을 좌우할 전망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