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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중력'이 돌아온다?…AI 강세장 위협하는 20년 만의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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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중력'이 돌아온다?…AI 강세장 위협하는 20년 만의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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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초장기 국채금리가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증시를 떠받쳐온 위험선호에도 다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금리가 어디까지 오르면 단순한 조정을 넘어 이번 강세장 자체를 흔들 수 있느냐가 됐다. 전문가들은 그 임계점으로 미국채 10년물 금리 5.0~5.3%를 주목한다. 시장이 20년 넘게 경험한 적 없는 이 선을 넘어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경우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돈을 대온 자본 공급자들이 돌아설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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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부 전략총괄(사진)은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6년 하반기 자산시장 전략'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하반기에도 증시는 괜찮을 것으로 보지만, 사이클은 점점 후반부로 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증시와 직결된 AI 투자 사이클을 위협할 수 있는 신호로 △경기 둔화와 기업 이익 성장세 약화 △금리의 추세적 상승을 꼽았다. 이 가운데서도 경기 침체보다 금리 상승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장기금리 움직임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4.7%는 봤던 금리…5% 넘어서면 달라진다”
    금리가 오르다고 무조건 증시 붕괴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투자자에게 관건은 어떤 금리 상승이 증시 버블 붕괴를 초래할 만한 '위험한' 상승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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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총괄은 지난 5월의 사례를 들어 "금리 상승을 이유로 증시가 10번 조정을 받는다면 그중 9번은 저가 매수 기회일 수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시장이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점으로 돌이킬 수 없이 금리가 올라가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때부터는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판단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벤치마크인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연 4.74%대에서 거래됐다. 지난 7월 말을 제외하면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만의 일도 아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연2.93%)는 1996년 이후 30년 만의 고점까지 올랐고, 5년물 금리(연 2.18%)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 총괄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볼 때 아직은 증시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시장이 이미 경험했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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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번에는 그 고점을 뚫고 새로운 영역으로 올라설지 여부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5% 초반을 추세적으로 돌파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금리 수준에 들어서면 투자자들의 판단 자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각각 5%, 5.3% 위에 머무른 건 2007년, 2000년이 마지막이다.
    AI 투자 늘수록 장기금리도 오르는 역설
    시장이 고금리에 민감한 건 AI 투자 사이클의 '돈줄'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각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등이 있다. 여기에 AI 투자 경쟁을 위한 하이퍼스케일러와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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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들어 17일까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1452억달러에 이른다. 8월 발행 규모로 이전 최대 기록인 2020년의 1360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올 들어 누적 발행 규모도 1조4600억달러에 달한다. AI 투자가 반도체·데이터센터 등 하드웨어 기업들의 유례없는 이익 성장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자본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을 압박하는 역설적인 구조가 된 것이다.

    고금리가 임계 수준을 넘어서면 은행이나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연기금, 채권 투자자 등 AI 투자에 돈을 대던 자본 공급자들이 돌아설 수 있다. AI 경쟁에 사활을 건 하이퍼스케일러는 현금흐름이 악화돼도 투자를 줄이면 미래 사업 주도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스스로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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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금융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자본 공급자는 다르다. 투자한 기업이 크게 성공한다고 약속된 수익 이상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미 국채만으로 5% 이상의 무위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굳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AI 투자에 계속 돈을 댈 유인이 줄어든다. 이 총괄은 "빅테크는 (AI 투자 사이클을) 멈출 수 없어도 자본 공급자는 멈출 수 있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지난 130여년 미국 증시의 역사에서 1930년대 대공황,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2000년 닷컴버블 등 대규모 버블이 무너진 세 번의 사례에서도 비슷한 역학이 반복됐다고 짚었다. 버블 붕괴에 앞서 추세적인 금리 상승이 나타났고, 그 결과 자본 공급자가 돌아서면서 투자와 이익, 주가가 꺾였다는 것이다.
    진짜 위험은 '돌아올 길 없는' 인플레이션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금리 상승이다. 금리 상승이 관세나 지정학적 충격 같은 일회성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물가 상승의 결과라고 시장이 판단할 경우 중앙은행의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긴축하지 않으면 물가가 더 오르고, 물가를 잡으려면 경기 둔화를 감수하고서라도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총괄은 주거비를 제외한 미국 근원 물가 상승률이 최소 3.0% 이상, 가격이 잘 내려가지 않는 품목을 중심으로 계산한 근원 물가 상승률(sticky CPI)이 3.5% 이상으로 높아지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에 나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스는 장기금리가 하락하려면 △경기지표의 지속적인 약화 △미국 재정적자 억제 △AI 관련 회사채 발행 둔화 △미 재무부의 장기채 공급 조절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장기금리가 과거 수준으로 낮아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 총괄은 "금리가 오른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팔 필요는 없다"면서도 "금리가 다시 내려올 길이 있는지, 이전 고점을 넘어 시장이 경험하지 못한 영역으로 들어가는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리를 자산 가격에 작용하는 '중력'에 비유한 워런 버핏을 인용해 금리가 높아질수록 위험자산이 감당해야 할 중력이 강해진다는 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시장도 당분간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20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실시한다. 지난주 10년물·30년물 입찰에서 발행금리가 약 20년 만의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이번 입찰에서도 약한 수요가 확인되면 시장 심리를 재차 압박할 수 있다. 오는 27일부터 Fed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이 참석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워시 Fed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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