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버거가 중국 외식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맥도날드와 KFC, 버거킹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가 주도해온 시장에 피자헛과 중국 최대 훠궈 체인 하이디라오, 커피 브랜드 엠스탠드까지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저렴하면서도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 배달과 포장이 쉬운 햄버거가 중국인의 새로운 가성비 식사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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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와 소형 가구 증가, 도시 직장인의 생활 방식 변화까지 겹치면서 서구식 음식의 대명사였던 햄버거가 중국 외식 소비 구조의 변화를 보여주는 메뉴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구 음식에서 中 일상 한 끼로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염차이나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피자헛은 기존 매장 안에 별도의 햄버거 판매대를 설치하는 피자헛 버거바 모델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올 들어 6개월 만에 200개가 넘는 매장을 열었으며 연말까지 500~6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체 중국 피자헛 매장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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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은 2024년부터 햄버거를 정식 메뉴에 포함했다. 지난해에는 햄버거가 피자헛 매출에서 한 자릿수 중반 비중까지 올라왔고 올해 관련 매출이 10억위안(약 2100억원)을 넘어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가세했다. 하이디라오는 지난달 환셴바오를 출시했다. 매장에서 바로 구운 고기를 사용하는 햄버거를 18.9~41.9위안에 판매하며 피자와 파스타, 프라이드치킨, 커피까지 메뉴를 넓혔다.
하이디라오가 햄버거 시장에 도전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4년 하이버거를 내놨다가 사업을 축소했지만 훠궈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다시 햄버거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선택했다. 중국 커피 체인 엠스탠드도 일부 도시에서 햄버거 중심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서구식 패스트푸드 시장은 지난해 4996억5000만위안으로 확대됐고 2027년에는 5870억9000만위안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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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한 서구식 패스트푸드 메뉴는 햄버거로 응답률이 55.03%에 달했다. 간식류가 49.10%, 음료가 43.94%로 뒤를 이었다. 이머전리서치는 중국 햄버거 시장 규모를 지난해 184억달러(26조원)로 추산하고 2035년까지 연평균 8.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달·가성비·1인식 삼박자…2035년까지 질주
햄버거 열풍의 배경에는 중국 소비자의 달라진 지갑 사정이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외식업 매출은 2조8255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연간 증가율도 3.2%에 불과했다.외식 자체는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요리를 주문해야 하는 일반 식당보다 1인당 지출을 낮출 수 있는 햄버거가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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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의 한 대학생은 로이터에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을 수 있으면서 가격이 싸다"고 햄버거를 자주 먹는 이유를 설명했다.
생활 방식의 변화도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혼자 또는 소규모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고 도시 생활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동 중 먹거나 배달하기 쉬운 1인분 식사 수요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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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비자의 43%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음식 배달을 이용한다. 세계 평균 23%의 거의 두 배다. 포장하기 쉽고 품질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은 햄버거는 이런 배달 소비와 궁합이 좋은 편이다.
글로벌 업체들도 다시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파이브가이즈가 이달 베이징에 매장을 열었을 당시 소비자들이 2시간 이상 줄을 섰다. 웬디스는 지난 5월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최대 1000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중국 토종 햄버거 체인 타스팅까지 성장하면서 시장은 맥도날드·KFC 같은 기존 강자와 중국 브랜드, 신규 해외 업체가 동시에 맞붙는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