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에서 마주치는 위험과 돌봄의 빈틈을 기업들이 메우고 있다.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세우고, 어린이 통학로를 안전하게 바꾸며, 청년에게 일터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고령층의 금융사기 예방과 취약계층의 생활 안전 지원도 이어진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현금이나 물품을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전문성과 임직원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안전·교육·환경 문제에 해법을 보태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세대 간 빈틈 채워
신한라이프는 어린이·청소년, 청년, 시니어를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를 넓히고 있다. 서울 은평구청과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를 후원하고, 서울·경기 지역 아동·청소년 이용시설 14곳에서 환경과 디지털 교육을 결합한 생태전환교육을 진행한다. 취약계층과 다문화 가정 어린이의 방학 중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다.청년 자립도 주요 지원 분야다. 신한라이프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6 미래내일 일경험 사업’에 참여해 청년들이 기업 현장을 경험하고 직무 역량을 키우도록 돕고 있다. 참여 청년들은 약 8주간 팀 단위 프로젝트와 직무교육 등 실무 중심 과정을 거친다. 60~70대 어르신에게는 보험금 청구, 보장 내용 조회 등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법과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제공한다. 출범 5주년을 맞아 내건 사회공헌 슬로건 ‘따뜻한 채움’처럼 삶의 단계마다 생기는 빈틈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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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증권은 미래세대 지원을 성장 단계별로 세분화했다.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식량키트 지원 사업 ‘드림이 따뜻한 밥상’, 공부방 환경 개선 사업 ‘드림이 홈케어링’, 한부모 가정 아동 지원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자립준비청년에게는 ‘드림업(Dream-up)’을 통해 장학금과 금융·진로 교육을 제공한다. 올해 5회째인 이 프로그램은 선발 장학생에게 1인당 300만원을 지원하고 취업 준비를 위한 멘토링도 진행한다.
일상 속 탄소 저감 활동으로 꿀벌숲을 만드는 ‘그린레이스’ 챌린지와 공원·하천 정화, 플로깅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폐자원으로 제작한 점자 촉각책을 시각장애 아동의 교육 교구재로 전달하는 등 환경과 교육을 결합한 시도도 눈에 띈다.
◇사고 전 위험부터 줄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생활 속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힘을 쏟는다. 지난 5월 부산소방재난본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전기화재 예방 안전키트 제작 사업에 5000만원을 지원했다. 자동소화 멀티탭과 콘센트 자동소화 패치 등으로 구성된 키트는 부산 지역 저소득·안전 취약 가구 900곳에 전달됐다. 사고가 난 뒤 지원하기보다 위험 요인을 미리 줄이겠다는 예방 중심 접근이다.ADVERTISEMENT
어린이 통학로 안전을 위한 ‘키우미 옐로카펫’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횡단보도 앞 바닥과 벽면을 노란색으로 꾸며 어린이가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신호를 기다리도록 돕는 시설이다. 심폐소생술(CPR) 교육용 인체모형 지원, 여성폭력 피해자 임시숙소와 치매 환자·발달장애인의 실종 예방을 위한 배회감지기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사람의 건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구의 건강’까지 돌보고 있다. 2008년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환경경영 ‘에코한림(ECO Hallym)’을 선포한 뒤 친환경 설비 투자, 에너지 효율 개선, 의료폐기물 감축을 추진해 왔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은 태양광 발전설비로 지난해 5만3714k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했다. 친환경 수술실 캠페인과 용수 재활용, 폐기물 전주기 관리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0만2399㎏의 폐기물을 재활용했다. 산하 병원들은 최근 뉴스위크의 ‘2026 세계 최고의 친환경 병원’에 선정됐다.
◇골목길 밝히는 가로등 사업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심가로등 플러스’는 안전 인프라형 사회공헌의 대표 사례다. 한수원은 2014년부터 전국 93개 지역에 태양광 가로등과 스마트폴 3605개를 설치했다. 태양광 가로등은 일조량이 부족할 때도 최소 5일간 작동한다. 스마트폴에는 LED 보안등과 CCTV, 비상벨, 공공 와이파이 등을 결합해 야간 보행 안전을 높였다. 초기 설치 지역의 가로등 360개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를 지원하는 등 사후관리도 하고 있다.DL그룹은 임직원과 가족,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참여형 ESG 활동을 넓히고 있다. DL이앤씨와 DL건설은 서울 마포구 노을공원에서 도심 숲을 되살리는 활동을 이어간다. ‘DL 숲을 짓다’는 임직원이 직접 키운 묘목을 숲 조성에 활용하는 프로그램으로, 2024년 시작 이후 300그루 이상의 묘목이 노을공원에 심어졌다. 초등학생 대상 창의융합교육도 운영한다. DL케미칼은 환경 정화 활동을 기부와 연계한 ‘에코 플로깅’ 캠페인을,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는 자원순환 수익금을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하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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