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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JP모간), “가장 가파른 조정은 끝난 것처럼 보인다.”(모건스탠리)
국내외 투자은행이 한 달 새 주가가 최대 30% 폭락한 메모리 업황에 대해 변함없는 강세론을 외쳤다. 최근의 급락으로 과도한 기대와 쏠림이 상당 부분 정리된 데다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와 극심한 공급 부족이라는 산업 펀더멘털에는 균열이 없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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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가 전망은 다르다. 업황은 여전히 좋지만 그것만으로 주가가 이전 고점도 뚫고 올라갈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AI 사이클이 장기화하면서 그동안 메모리에 집중된 투자자의 관심과 자금이 반도체 장비, 고성능 기판, 초고속 연결, 전력·에너지 등 또 다른 병목 테마로 본격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 좋다면서 주가는 왜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4%, 0.1%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 안팎 반등한 흐름을 지키지 못했다. 반면 피에스케이(12%), 심텍홀딩스(20.5%), RF머티리얼즈(17.2%) 등 반도체 장비·기판, 광통신, 전력기기 테마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대형 메모리주의 상대적 부진은 이달 들어 반등이 두드러진 소형주와 더욱 대조된다.
증권가는 메모리 업황에 여전히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JP모간은 이날 2026~2028년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TAM) 전망을 기존보다 4~8% 높이고, 공급 부족은 내년에 더 심해질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메모리 영업이익률은 76~78%로, 70%대 후반이 ‘뉴노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메모리 3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현재 TAM의 2.8배 수준에 그쳐 이 배수만 유지해도 2027년 약 50%, 2028년 약 88%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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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주가 반등을 가로막는 건 ‘메모리가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다.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고객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기존 강세 논리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간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비 가운데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에서 올해 31%, 2028년 6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망과 네트워크, 그래픽처리장치(GPU)에도 투자해야 하는 고객사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월가는 메모리가 ‘피크아웃’의 의구심을 걷어내고 다음 상승 동력을 얻으려면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규모가 추가로 늘어나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자사주 매입과 주주환원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JP모간은 “주가 조정폭이 큰 만큼 향후 6개월간 강한 반등을 예상한다”면서도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올 5월의 고점을 되찾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메모리 다음 병목으로
AI 사이클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은 메모리 밖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JP모간은 향후 12개월 동안 가장 선호하는 분야로 반도체 장비를 꼽았다.고성능 반도체 기판과 초고속 연결에도 주목했다. AI 가속기는 연산뿐 아니라 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이 때문에 클러스터가 커질수록 광통신·광학 부품 등 인터커넥트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이후에는 데이터센터와 송전망 연결, 발전원 확보에 필수적인 전력기기와 에너지가 다시 병목으로 부상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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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지수 12개월 목표치를 12,000으로 유지한 골드만삭스 역시 메모리 밖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것을 강조했다. 전력 인프라를 비롯해 방위산업, 조선 등 한국 증시의 이익 증가가 더 넓은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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