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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끄고 정치 함구령…'편가르기'에 지친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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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얘기를 듣고 귀를 의심했어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이를 편 가르기 도구로 활용하는 정치권이었습니다.”

    7일 만난 60대 남성 오모씨는 6·3 지방선거 이후 모임을 끊었다고 했다. 관련 주제가 나오는 순간 “이래도 부정선거가 아니냐” “근거 없는 음모론을 왜 믿느냐”며 싸움만 났기 때문이다. 평소 성실하게 응하던 정치 여론조사에도 더 이상 답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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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이 지지층 결집에만 골몰하는 ‘짠물정치’를 이어가면서 국민이 느끼는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응답률은 정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다. 한국갤럽이 매주 시행하는 데일리 오피니언 설문조사 응답률은 4월 넷째 주 14.7%에서 7월 둘째 주 9.7%로 하락했다. 이 여론조사 응답률이 1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이례적이다. 1000명의 응답을 받기 위해 1만 명 넘는 응답자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다.

    정치와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은 여론조사뿐 아니라 뉴스 소비에서도 나타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월 8%대를 돌파한 한 지상파 방송 메인 뉴스 주간 시청률은 최근 4%대로 하락했다. 40대 직장인 공모씨는 “매일 아침 눈 뜰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져 뉴스 앱도 삭제했다”며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자녀나 취미 얘기로 화제를 돌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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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여야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를 강화하면서 정치적 피로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당이 ‘정치적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념을 지지하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싫어하는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결집하면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45차례 이상 서울 올림픽공원 참정권 시위 현장을 찾는 등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적통 논쟁’까지 벌어지는 등 계파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정서적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개인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정치권은 ‘우리 편만 보는 정치’로 싸움과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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