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확대라는 정책 방향은 맞다. 문제는 정책 효과의 시차다. 수요가 집중된 아파트 건설에는 최소 3~4년의 시간이 걸린다. 정부의 인식도 다르지 않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아파트는 공급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비(非)아파트 공급을 (우선) 늘리겠다”고 말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해 단기적인 공급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ADVERTISEMENT
구 부총리 발언에 비춰볼 때 이번 대책에는 신규 도심 택지 확보, 3기 신도시 일정 단축 등 중장기 공급 방안과 함께 비아파트 공급 확대가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비아파트는 1~2년 내 시장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단기 처방책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역대 정부도 매입임대와 공공전세 확대 등 비아파트 공급 정책을 반복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공급 효과는 미미했고 재정 부담만 늘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수도권 주택난의 본질은 수요자가 원하는 입지의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수요자 눈높이는 달라진 지 오래다. 매매든 임대든 입지가 떨어지는 주택은 외면받는다. 더구나 비아파트라면 선호도가 더 떨어진다.
ADVERTISEMENT
한국 부동산시장은 반세기 넘게 이어진 압축 성장과 수도권 집중이 빚어낸 산물이다. 더 나은 주거환경을 향한 욕구와 반복적인 집값 폭등의 학습효과가 맞물리면서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
도심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인 재개발·재건축은 사실상 묶어둔 채 사업 추진조차 불투명한 대체 부지 개발과 비아파트 확대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 켜켜이 쌓인 시장 왜곡을 단번에 바로잡겠다는 정책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실수요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하는 게 시장 안정의 출발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