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막을 내린 메모리·스토리지 행사 ‘FMS 2026’의 열기는 지난해보다 더 뜨거웠다. 인공지능(AI) 연산의 병목점이 된 ‘메모리 반도체의 벽’을 허물 방안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업계 관계자가 모였다. 작년에는 기조연설을 앉아서 들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행사장 뒤쪽에 서 있어야 했다.주인공은 단연 한국 반도체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우선 기조연설 기업으로 배정됐다. 두 기업 부스도 넓고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zHBM과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플래시(HBF)를 보기 위해 방문객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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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전시장 변두리에서 조용히 고객을 맞은 기업도 있었다.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다. 행사장에서 1마일(약 1.6㎞) 떨어진 곳에 미국 지사를 둔 YMTC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몇 종만 간단히 전시해 놓고 끊임없이 서 있는 고객을 상담하고 있었다. 2022년 이후 왜 기조연설을 하지 않느냐고 YMTC에 묻자 회사 직원은 “발표할 만한 섹시한 제품이 없다”고만 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이 전한 중국 반도체에 대한 위기감은 행사장 분위기와 달랐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 반도체 회사 임원은 “중국 기업들이 기분 나쁠 정도로 잘한다”고 했다. 미국 한복판에서 열린 행사인 만큼 미·중 관계를 의식해 중국 기업이 로우키(low-key)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격 속도가 무섭다는 의미였다. 닛케이아시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경쟁사인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HP, 에이수스, 에이서 등 글로벌 PC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조용한 중국 반도체 기업은 올해 FMS에 11곳이 부스를 꾸렸다. 작년엔 4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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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의 숨겨진 무기는 젊은 인재다. 중국 인재 채용 플랫폼 레이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인력의 약 70%가 20~35세다. 미국의 젊은 인력 비율은 30.6%(미국 노동통계국 조사)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는 30세 미만 임직원이 1만 명이나 감소했다. 한국과 미국의 반도체가 고령화하는 사이 중국은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FMS 첫날인 지난 4일 한국이 2031년까지 메모리 최강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내년 행사에서도 이런 전망이 유지되기를 바라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 반도체 회사들은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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