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항의 전화가 빗발쳐 담당 직원의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입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실에는 지난 3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세금 부담 증가를 우려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가 주택 보유자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대상자 등을 중심으로 "세금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항의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ADVERTISEMENT
정부의 개편안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손질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고,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 기간보다 실제 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한 1세대 1주택자가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장기보유특별공제로 공제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증시 급락과 관련한 민원까지 의원실로 쏟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을 안정시켜 달라"거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시에 관여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취지의 항의 전화가 대표적이다. 한 재경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은 "대체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는데도 해결되지 않았을 때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의원실"이라며 "민원이 몰리면 하루 종일 전화를 받느라 정작 입법이나 정책 검토 같은 본래 업무를 하지 못하고 야근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정부와 여당으로 향하는 데는 정부가 추진한 금융상품 제도 개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올해 들어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등 시장 안정화 장치가 잇따라 발동했다. 7월 29일 기준 코스피에서는 올해 사이드카가 총 42차례 발동됐고, 이 가운데 15차례가 7월에 집중됐다. 코스닥에서도 올해 26차례 발동됐으며, 12차례가 지난달에 나왔다.
한 국회 관계자는 "의원실에 들어오는 민원 가운데 실제로 국회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많지 않다"며 "그럼에도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 부처보다 자신의 지역구 의원이나 국회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로 느껴지는 만큼 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질수록 의원실로 전화가 몰리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정부 정책과 일정 부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민주당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과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했는지 차분하고 투명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홍배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김어준씨 방송에 출연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여당도 모르는 사이에 출시가 준비됐고, 여당과의 당정 협의도 없이 상품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