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를 휩쓸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주춤하는 사이 월가의 관심이 헬스케어로 쏠리고 있다. AI 관련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실적이 견조하고 주가 부담이 낮은 헬스케어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S&P500 헬스케어 지수는 11.2%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전체 상승률(6.0%)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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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승세는 AI 관련 종목에 집중됐던 투자 심리가 분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증시 상승을 이끈 주요 기술주들이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7월 설문조사에서도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헬스케어 업종 '비중 확대' 응답 비율은 32%로 전월(14%)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자금 흐름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약 50개 헬스케어 펀드에는 6월 약 15억달러, 7월 약 24억4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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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헬스케어에 주목하는 요인 중 하나는 실적이다. 올해 초만 해도 S&P500 내에서 부진한 업종으로 꼽혔지만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특히 대형 제약사 애브비와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종 전반의 투심을 끌어올렸다. LSEG는 S&P500 헬스케어 기업들의 순이익이 올해 4분기부터 2027년까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M&A를 통한 사업 재편도 투자 매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 M&A 규모는 약 2840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규모(306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밸류에이션 역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헬스케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8배로 20년 평균인 15배보다는 높지만 S&P500 전체의 약 20배보다는 낮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시장의 주요 변수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경우 건강보험개혁법(ACA) 확대와 메디케이드 지원 강화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보험사와 병원 등 일부 헬스케어 기업에 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자금 이동이 장기 추세로 자리 잡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기술주 급락 당시에도 비슷한 순환매가 나타났지만 이후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S&P500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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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 확대가 국내 증시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심리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등 한국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김세은 인턴기자 seni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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