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 임대사업자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를 줄이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되고 임차인 주거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7일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등록임대주택 제도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임차인의 주거안정을 위협하는 규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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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 폐지 방침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침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의무임대기간이 끝나 등록이 말소되는 조정대상지역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해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장기보유특별공제 특례를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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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과세특례를 줄이는 대신 일정 기간 안에 주택 처분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봤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임대주택의 정비사업 진행 등 각종 규제로 매도가 쉽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등록임대아파트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 현재 거주 중인 임차인의 주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협회는 등록임대주택이 일반 임대주택보다 낮은 임대료로 공급돼 서민 주거를 뒷받침해왔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실과 이종욱 의원실이 2024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등록임대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일반 다주택자가 공급하는 임대주택 대비 전세는 53%, 월세는 54.7% 수준이었다.
협회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등록임대아파트 매각을 사실상 압박해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낮은 임대료로 거주해 온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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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신뢰 문제도 거론했다. 협회는 정부가 2017년 12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통해 다주택자의 자발적 등록을 장려했지만 이후 2018년 9·13 대책, 2020년 7·10 대책을 거치며 과세특례와 등록임대제도를 축소해 왔다고 했다.
이번에는 법률이 정한 의무임대기간을 모두 이행한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해서까지 등록 당시 약속했던 과세특례를 폐지하려 한다며 소급입법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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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대한주택임대인협회 고문변호사는 "이미 완료돼 종료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새로운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것은 진정소급입법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진정소급입법은 완성된 사실관계에 법을 소급 적용하기에 원칙적으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협회는 정부가 종부세 과세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보유가액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설명했지만 다주택자 기본공제금액이 사실상 줄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재 60%에서 2028년까지 80%로 오르면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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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다주택자의 상당수가 고가 아파트 보유자가 아니라 비아파트와 저가주택 임대인이라고 주장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 주택소유통계'를 인용해 서울 아파트만 2가구 보유한 사람은 전체 2주택자의 3.78%, 서울 아파트만 3가구 보유한 사람은 전체 3주택자의 1.8%라고 설명했다. 4주택 이상 보유자가 가진 주택 가운데 약 63.5%는 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였고, 평균 공시가격은 약 1억5800만원, 평균 면적은 46㎡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보유세 강화가 임대인의 세 부담을 높이고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늘어난 세금 부담이 최종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이번 세제개편안은 이미 사실상 사형선고된 등록주택임대사업제도를 부관참시하는 것은 물론, 공공임대주택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저렴한 등록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들의 주거안정마저 위협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등록임대아파트에 대한 소급적 과세특례 폐지와 영세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증세는 결국 당장의 미미한 매물 출회에 급급해 서민 주거안정을 품은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에 세제개편안 재검토와 철회를 촉구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