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아성 넘보는 한투

한국금융지주는 6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한국투자증권이 94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2분기(5770억원)에 비해 64.0%, 지난 1분기(7846억원)에 비해 20.6%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7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순이익 2조원을 넘었던 한투가 올해 상반기만에 작년 이익의 85%를 달성한 것이다.
한투의 2분기 실적은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4894억원)과 삼성증권(4882억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한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다만 지난 1분기 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 벽을 깼던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ADVERTISEMENT
은행과 비교해도 한투의 실적은 눈에 띄는 수준이다. 5대 은행 중 우리은행(8427억원)과 NH농협은행(6052억원)보다 많은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신한은행(1조3015억원), KB국민은행(1조1240억원), 하나은행(1조213억원)에 이어 범 금융업계 4위에 해당한다.
증권사가 은행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에는 지난 2분기 코스피 랠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말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50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4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6천피, 7천피, 8천피 고지를 차례로 밟았다. 실제로 한투의 실적을 분석해보면 상반기 중 투자자들의 거래에 따른 이익이 많았다. 상반기 이익의 41.2%가 위탁거래(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나왔다. 한투 관계자는 “증시가 호조를 나타내면서 위탁매매 관련 수수료수익이 44.2% 증가했다”며 “비대면 투자 편의성을 높이고 제휴 채널을 다변화해 리테일 고객 접점을 늘려 수익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견고한 ‘6각형 사업구조’
자산관리(WM)와 기업금융(IB), 운용 수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내는 한투의 ‘6각형 사업구조’도 빛을 발했다. 운용부문은 종합투자계좌(IMA) 시장이 형성되는 상황에 맞춰 리테일 상품을 공급한 전략이 주효했다. IB 딜 소싱과 연계한 사업 모델도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전체 이익의 27.0%가 운용부문에서 나온 배경이다.ADVERTISEMENT
IB와 WM은 전체 이익의 16.0%, 15.8%를 각각 담당했다. WM 부문은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수익증권 등 주요 금융상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이 106.8% 증가했다. 2분기 말 기준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105조 원으로 확대됐다. 퇴직연금에서도 증권업계 전체 자금 순유입액의 16.9%에 해당하는 5조7000억원 가량의 적립금을 유치했다. 기업금융 부문은 ECM과 유상증자, 국내채권 인수 등에서 수수료 수익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시장이 부침을 겪는 가운데서도 견조한 성과를 유지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코스피 급락한 3분기 실적이 관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진짜 성적표는 코스피가 급락한 뒤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에 나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거래대금이 줄면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당장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6조원으로 6월에 비해 26.8% 감소했다.한투 관계자는 “특정 사업 부문이나 시장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변동성 큰 시장 상황에 철저히 대응하며 글로벌 수준의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