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해 국고채 전문딜러(PD) 사업자 15곳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심사보고서를 송부한 공정위는 피심인 의견 청취와 검토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올 3분기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심의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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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증권사 10곳, 은행 5곳 등 국고채 PD 사업자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고채 입찰에 참여하며 주요 정보를 교환하는 등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2023년부터 이 사건을 조사했다. 이들이 담합해 국고채 금리를 올려 정부의 국채 조달 비용 부담을 키웠다는 게 공정위 사무처 판단이다. 사업자들은 통상적 수준의 시장 정보 교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낙찰금액은 매출과 연관이 없어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관련 매출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해 봐도 책임감에 참여했는데…" 은행·증권사, 과징금 예고에 당혹
'국고채 담합' 과징금 쇼크
주요 은행과 증권사 등 국고채 전문딜러(PD) 사업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천문학적인 과징금 부과 예고 소식을 듣고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수익보다는 시장 주요 참여자로서 일종의 의무감으로 하던 국고채 유통이 독이 돼 돌아왔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담합에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관련 매출)를 76조2000억원으로 봤는데, 최대 과징금 부과율 20%를 적용하면 과징금 15조원을 매길 수 있다. 시장에선 공정위 제재가 확정되면 국고채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국고채 담합' 과징금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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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는 정부가 재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누군가는 이 채권의 적정 금리를 제시하고 사들인 뒤 시장에 유통하는 역할을 맡아야 채권시장이 굴러간다. 이 역할을 하는 이들이 PD 사업자다. 채권을 유통해 받는 수수료는 평균 0.01~0.02%포인트로 알려졌다. 국고채를 대규모로 인수해 유통하는 과정에서 금리 변동 등에 따른 리스크는 PD 사업자가 짊어진다.
한 시중은행 국고채 업무 담당자는 “국고채 유통은 이익보단 손실을 감수하고 의무감으로 수행하는 사업”이라며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매입한 뒤 싸게 팔아 손실을 보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PD 사업자들은 리스크가 큰 국고채 입찰에 참여하기 전 통상적인 시장 상황에 관해 몇몇 사업자끼리 의견을 나눈 것을 담합으로 규정하는 건 과도한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행위를 통해 함께 이익을 취하지 않았고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주장이다. 미국에서도 2015년 국채 입찰 관련 정보 교환 의혹이 일어 민사소송과 경쟁당국(DOJ) 조사로 이어진 사례가 있지만 DOJ는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다.
사업자들은 과징금 부과 기준이 되는 관련 매출 산정 기준을 국고채 낙찰금액으로 정한 점도 PD 사업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판단이라고 주장한다.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낙찰받은 국고채를 보험사와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에 다시 공급하면서 받는 수수료 등 실질적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관련 매출을 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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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부당한 공동행위(입찰 담합 등) 관련 매출 산정 기준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명확히 규정돼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50조에선 ‘입찰 담합 등 유사한 행위의 경우 계약금액을 매출액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원회의에서도 관련 매출 산정 기준이 치열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공정위의 강도 높은 제재가 PD 자격 정지 등으로 이어지며 국고채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고채 발행을 주도하는 재정경제부도 PD 제도의 중요성과 공정위 제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PD 자격 정지나 취소 등은 공정위 심의 결과가 나온 뒤 재경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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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사무처는 시정 조치와 과징금 부과뿐 아니라 은행·증권사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고발 의견을 심사보고서에 담았다. 증권사 관계자는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건 회사 문을 닫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박종관/배정철/장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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